[뉴스핌=김성수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달러 강세의 역풍을 경고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신흥국 통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신흥국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신흥국 기업들의 달러 부채 상환에 대해서도 우려가 높아지기는 마찬가지였다.
핑크 회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신흥시장 통화에 대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매우 심각한 곤란을 겪는 기업이 증가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달러가 현 수준에서 10~15%나 오를 것 같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이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부진한 미국 경제지표 등으로 상승폭이 주춤한 상태지만 세계 경제둔화로 안전자산 달러에 수요가 몰릴 경우 달러 강세 압력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경우 달러 강세가 더 심화될 우려도 있다.
핑크 회장은 이전에도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수출에 과도하게 노출돼 있진 않지만 상당수 대기업은 그렇다"며 "이는 기업들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내부에서 혼란스런 신호가 나오면서 시장을 안정시키기는 커녕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명확하게 밝히기 전까지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를 통해 세계경제의 전망에 대해 좀 더 낙관할 수 있게 됐고 중국도 위안화를 평가절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게됐지만, 앞으로 수년 동안 투자자들은 시장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은 모든 배를 띄우는 밀물이 들어오는 때가 아니며, 크게 승리하는 곳과 그 반대인 곳이 갈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직면했다"면서 "아직도 저렴한 노동력과 원자재 패러다임에 묶인 나라들은 앞으로 더 힘든 시기를 맞이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블랙록의 3분기 수익은 펀드수수료 수입 감소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대비 8% 감소한 8억4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주당 순익도 5.37달러에서 5달러로 하락했다. 블랙록의 운용 자산 규모는 9월 말 현재 4조5000억 달러로, 분기 500억달러가 새로 유입됐지만 6월 말의 4조7000억달러에 비해 감소했다.
3분기에 전체 미국 채권펀드와 상장지수펀드에서는 2825억달러가 순유출됐지만 블랙록으로는 자금이 유입된 것에 대해 핑크 회장은 미국 금리인상이 곧 채권 투자자산에서의 자금 이탈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연금펀드와 보험회사는 포트폴리오의 부채를 관리할 목적에서 채권 장기채에 대한 투자 기회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