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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은행 1조2000억달러 자본 확충해야

기사등록 : 2015-11-10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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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안정위, 완충 자본 확충 규정 마련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금융권의 이른바 ‘대마불사(too big to fail)’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2022년까지 최대 1조1900억달러에 달하는 완충 자본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9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는 대형 은행의 파산에 따른 금융시스템 전반의 충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완충자본 규제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월가 금융권 <출처=블룸버그통신>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당시와 같이 대형 은행의 파산이 금융시스템과 거시경제 전반에 위기를 초래하는 한편 납세자들이 부담을 떠안는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이번 규제 강화의 목적이다.

FSB는 JP모간과 HSBC, 도이체방크 등 30개 은행을 새로운 완충자본 규제 방안이 적용되는 이른바 ‘시스템 상 중요한 은행’으로 분류했다. 이들 은행은 파산 위기를 맞을 때 금융시스템 전반에 충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들이다.

규제 강화에 따라 이들 은행은 2019년 1월까지 위험가중 자산에 대한 완충자본을 16%까지 늘려야 하고, 이어 2022년 1월까지 18%로 끌어올려야 한다.

총손실흡수력(TLAC)을 18%로 높일 때 이들 은행권은 최대 1조1900억달러의 완충자본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크 카니 FSB 의장 겸 영란은행(BOE) 총재는 “이번에 마련한 새로운 완충자본 규정은 ‘시스템 상 중요한 은행’들이 금융시스템 전반에 충격을 가하거나 공공 자본에 손실을 내지 않고 파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과거 위기 당시 이른바 대마불사 은행들이 가졌던 공적 자금 지원 혜택을 앞으로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린 한편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위기를 일으켰던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7년만에 구조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규정이 마련된 셈이다.

이번 규정에 따라 완충자본 비율 상향 조정 이외에 총 자산에 대한 자본 비율도 강화됐다. 대마불사 은행은 201년까지 총 자산에 대해 최소 6%의 자본을 확보해야 하며, 비율은 2022년 6.75%로상향 조정된다.

다만 이머징마켓의 은행들은 새로운 규정을 충족시키는 데 6년의 시한이 주어졌다. 선진국 은행권에 비해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해당 국가의 회사채 시장이 전체 경제의 55%에 이를 경우 시한이 앞당겨질 수 있다.

이번 방안에 대해 금융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자본 규제 강화에 따라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과 은행권이 발생한 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크레디트 스위스(CS)의 윌슨 어빈 부회장은 “대마불사를 척결하기 위한 시금석이 마련됐다”며 “세부 사항이 더욱 갖춰져야 하겠지만 큰 그림이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런던 앤 캐피탈의 크레이그 슈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규제 방안에 따라 금융권의 안정성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하지만 은행채의 경우 위기 시 손실 리스크를 흡수해야 하는 만큼 투자 매력이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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