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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탈락'SK, 900명 직원 일자리 찾기에 골머리

기사등록 : 2015-11-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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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두산과 신세계서 고용승계"...재계 "5년마다 실직자 양산"우려

[뉴스핌=김신정 기자] # 서울 광장동에 위치한 워커힐 호텔. 월요일 출근하는 직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워커힐 호텔내 위치한 면세점 사업부 직원들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SK가 23년만에 면세사업을 접게 됐기 때문이다. 9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워커힐 호텔 내부는 그야말로 침울한 분위기였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기존 면세점 사업장 처리와 직원들에 대한 향후 거취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이날 워커힐 면세점 경영부서와 판매부 직원들은 여느날처럼 근무중이다. 다만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SK워커힐 면세점은 당장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관세청에서 신규사업자에 사업 준비과정으로 최소 6개월의 기간을 주는데, 그 기간동안 탈락자들도 고용승계문제나 물품재고, 기존 투자설비 등을 정리하게 된다. SK네트웍스는 내년 5월 중 면세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다. 

                       <사진제공=SK>
현재 SK워커힐 면세점 소속 직원들은 총 900여명으로 집계된다. 이중 정규직은 120여명, 나머지는 비정규직들이다.  2년 단위 비정규직과 업체에서 파견된 인력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에 대한 고용승계는 막막한 상황이다. 

더욱이 거래처를 잃게 된 협력업체들의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고용 규모는 수 천명에 달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자 SK네트웍스는 현재 내부적으로 재배치 할 수 있는 인력 규모와 부서 등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모색중이다.

같은 탈락자인 롯데는 그나마 나은편이다. 롯데는 다른 유통서비스 계열사로 기존 면세점 인력들을 흡수시킬 수 있다지만 SK는 마땅한 유통서비스업 계열사가 없어 이들 고용문제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관계자는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해 지금 대응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며 "신규 사업자인 신세계와 두산측에서 이들을 뽑아주지 않으면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신세계와 두산 등이 기존 탈락 면세점 직원의 고용을 승계해주기로 했지만 얼마나 현실화 될지는 미지수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기존 면세점 사업 진출 관련 사장 간담회때 언급한 바와 같이 어차피 신규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탈락자측의 기존 직원 고용안정성에 노력할 예정으로 아직 확정된 고용규모와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SK는 20년 넘게 면세점 운영해 오면서 수 천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왔다. 특히 올해 말 워커힐 확장 리모델링이 완료될 예정인데, 이미 면세점 시설분야에 800억원이 투입된 상황이다. SK는 워커힐 면세점 예정공간을 향후 호텔 컨벤션 센터 등으로 대체할 지 등 여러 대안책을 두고 고심 중이다. 최대한 SK내부에서 흡수고용할 수 있는 인력들을 추산해 낼 예정이다.

이렇게 탈락자측의 고용문제가 불거지자, 재계 일각에선 5년마다 선정되는 면세점 사업권 제도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과거 면세점 특허는 10년마다 갱신됐다. 하지만 대기업 독과점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지난 2013년 관세법이 개정되면서 5년으로 단축됐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정부가 20년 넘게 면세사업에 투자해온 기업으로부터 사업권을 뺏는 것은 매우 가혹한 처사"라며 "5년마다 이런 일이 되풀이 되면 어느 기업이 면세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냐"고 토로했다. 결국 5년마다 비정규직들만 대거 양산되는 꼴이 돼버렸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면세점 종사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됐다. 2년이라는 짧은 고용기간에 더해 5년마다 시행되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으로 이들의 미래가 더욱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대기업 또 다른 관계자는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때와 달리 이번 면세점 사업자 재선정은 기업간 기존 사업권을 뺐는 구도에 불과했다"며 "5년마다 면세점 사업권을 주는 제도는 기업들간 출혈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탈락한 면세점 종사자들의 미래와 처후도 함께 생각해 봐야 한다"며 "재승인 기간 연장 등을 포함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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