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인수한 기업들의 성적표를 살펴본 결과 지난 3분기 크게 명암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 업체는 카카오와 시너지를 창출하며 효자 노릇을 하는 반면 몇몇 벤처기업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측는 이들 기업을 단순히 개별 매출로 평가하기보다는 트래픽과 서비스 증대에 기여하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카카오에 따르면,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 전부터 스타트업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개발 인력을 보강하기 위한 차원에서 크고 작은 인수 및 투자를 단행해 왔다.
업체별 성과를 살펴보면 합병 이전인 2011년 다음이 300억원에 인수한 온라인 게임 개발사 온네트의 경우 PC 기반 골프 온라인게임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다음 게임에 합류한 이후 시너지 창출에 실패했고 결국 지난 8월 웹젠에 80억원을 주고 팔았다.
반면 2010년 다음이 35억원을 투자한 이미지온은 지난 3분기 38억원의 매출과 4억1000만원의 분기 이익을 달성했다. 이미지온은 다음이 로드뷰 서비스 강화를 위해 인수했으며 현재도 다음 지도에 활용되고 있다.
음성 검색 서비스 강화를 위해 다음이 2012년 12월 64억원에 인수한 다이알로이드는 지난 3분기 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현재 카카오의 음성 검색 기술력에 다이알로이드의 기술이 활용되고 있으며 직원 전체가 카카오로 흡수된 상태다.
스마트폰 홈 화면 꾸미기 응용프로그램 개발사인 버즈피아는 2013년 9월 다음에 인수됐다. 버즈피아의 버즈런처는 사용자가 만든 홈스크린을 공유하는 SNS 런처로 현재 14개국어로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의 60% 가량이 해외 이용자들로 현재까지 총 60만 건의 다양한 스타일의 홈팩들이 제작됐고 85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하지만 매출은 2억8000만원에 그쳐 지난 분기 13억5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런처에 붙이는 검색엔진과 위젯 등을 통해 우리의 서비스 트래픽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합병 이전 카카오의 경우 주로 인력 확보 차원에서 소규모 벤처를 적극 인수했는데 로티플과, 씽크리얼스, 써니로프트 등은 기존 서비스를 대부분 종료하고 카카오에 흡수돼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국 어린이집에 ‘스마트알림장’ 앱을 서비스하는 키즈노트의 경우 O2O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지난 1월 카카오가 인수했다. 인수 이후 신규로 가입한 영유아 보육기관이 급증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에서도 키즈노트를 사용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지난 3분기 12억53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상태다.
올 초 카카오가 600억원의 거금을 들여 인수한 록앤롤의 김기사는 4억9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분기순손실로 12억2000만원이 잡혔다. 김기사는 현재 SK플래닛과 T맵 저작권 침해 문제로 법적 분쟁에 돌입한 상태다.
카카오 관계자는 "록앤올이나 키즈노트, 버즈피아는 우리의 서비스로 운영이 되고 있으므로 개별 매출을 위해서가 아니라 카카오 서비스 전체의 트래픽이나 시너지를 내기 위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금년 5월 다음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이 인수한 디지털 기기 중고거래 전문기업인 셀잇은 1억5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케이벤처그룹의 투자는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보다는 스타트업이 점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와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곳도 있고 단순히 재정적 지원을 하는 곳도 있어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