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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통장' ISA 도입 난항...도입 취지 지켜져야

기사등록 : 2015-11-1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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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vs. 부자감세..."국민 재산형성 지원해야"

[뉴스핌=정경환 기자] 일명 '만능통장'으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ndividual Savings Account, 이하 ISA) 도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은 가입자격 확대와 비과세 한도를 높일 것을 요구하는 반면 야당은 "부자 감세"라며 수정 또는 도입 반대를 외치고 있다.  정부는 세수 감소를 우려하며 처음 내놓았던 원안을 고집하고 있다.

당초 '저금리 시대에 근로자 및 자영업자의 재산형성을 지원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ISA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지경이다.

19일 정부 및 국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ISA 도입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끝났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서로 간의 의견을 주고 받은 정도"라며 "오늘은 더 이상 ISA 얘기를 하지 않고, 다음 회의 때 다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ISA는 각각의 계좌로 운용하던 예·적금, 예탁금, 국내·외 자산을 포함하는 펀드, 파생결합증권 자산 등을 하나의 계좌로 운용한 후 이자·배당소득에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정부가 내놓은 원안은 5년동안 연간 최대 20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순이익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도록 했다. 또 2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9%로 분리과세된다. 가입대상은 근로소득자 및 사업소득자로 제한된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로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금융개혁추진위원회(위원장 김광림)는 정부의 안이 '반쪽짜리'라며 가입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고, 비과세 혜택을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세제실 고위관계자는 "세수 감소 부분도 있고, 부자감세 논란도 있어 (수정은) 어렵다"면서 "정부 원안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부자 감세일 뿐이라며 아예 ISA 도입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저축 여력이 없는 서민들에겐 소용없는 제도로, 여유 있는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이란게 이유다.

기재부에 따르면 비과세 한도 200만원이라는 수치는 연평균 저축액과 금리를 감안해 책정된 것이다. 즉 1500만원을 저축하면 연 이자금액이 40만원 가량이다. 가입기간 5년을 적용하면 200만원이 된다. 즉, ISA를 통해 이자소득세를 5년간 30만원 정도 감면해주는 혜택을 주겠다는 것. 비과세 한도를 500만원으로 올린다면 연간 3000만~4000만원을 저축할 수 있는 고소득자한테 더 많은 혜택을 준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가입대상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우회 가입 등을 생각하면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은행저축 등에 있던 돈이 펀드로 옮겨올 뿐이어서 국가경제적으로 실익도 없다"고 강조했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조세소위 위원)실 관계자는 "의원들마다 조금씩 의견 차이는 있겠지만, (당 전체적으로는) 큰 틀에서 ISA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분위기"라며 "ISA 도입으로 정부는 1조6500억원의 세수 감소를 예상하고 있는데, 그 돈으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강화하는 데 쓰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림=국회 예산정책처>

국민들에게 자산 형성 기회를 주겠다는 ISA 도입 취지는 빛이 바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국 등에서도 (ISA 도입 시) 부자 감세 논란이 없었던 건 아니다"면서 "하지만, 세제 혜택 금융상품에 대해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국민들에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 사적 자산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재부도 처음엔 (ISA 도입을) 반대한 것으로 아는데, 그걸 서로 설득하고 해서 타협점을 찾아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보완할 게 있으면 보완하면 좋게지만, 일단 시작이라도 하고 보는 게 좋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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