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민예원 기자] IPTV 3사와 지상파 방송사가 무료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공급협상에 합의했다. 이에 지상파와 VOD 공급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케이블업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케이블업계는 그 동안 협상 결렬 시 VOD 서비스가 중단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며 공세를 펴 왔지만 IPTV 3사가 재송신료 형식을 바꿔 지상파와 협상함에 따라 케이블업계 역시 지상파 방송사가 원하는대로 공급계약을 진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IPTV 3사는 줄다리기 싸움을 끝내고 재송신료 형식을 가입자 수 기준으로 비용을 정산하는 형식으로 전환했다. KT가 먼저 MBC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으면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도 지상파 방송사와 재송신료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앞서 IPTV 3사는 지상파 방송사와 콘텐츠 가격 인상에 합의하지 못하고 모바일IPTV에서 VOD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지상파3사는 통신사들에 TV채널 사용료를 가입자 1인당 월 1900원에서 월 3900원으로 2배 이상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근 모바일 IPTV 가입자가 증가하자 계산 방식을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통신사는 인상 폭이 너무 크다고 반박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이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는 일반 TV의 무료 VOD에서도 재송신료를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IPTV 3사와 케이블업계는 재정적인 문제 등을 내세우며 난색을 표시했다.
하지만 IPTV 3사가 재송신료 형식을 가입자 당 비용을 과금하는 형식으로 바꾸면서 VOD 공급 협상이 재개된 것이다. IPTV 3사가 지상파 방송사와 전격 합의를 한 것은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큐레이션TV를 출시한 LG유플러스는 지상파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큐레이션TV는 다양한 VOD를 특정 채널과 리모콘으로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지만, 지상파와 VOD 협상이 결렬되면 채널 자체가 빠져야 하기 때문에 큐레이션TV의 장점이 사실상 없어지게 된다.
안성준 LG유플러스 컨버지드홈사업부 전무는 "지상파와의 VOD문제는 협상 진행 중이고, 결렬되서 콘텐츠를 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IPTV 3사가 입장을 바꿔 지상파 방송사와 합의를 하자 케이블업계의 고민이 깊어졌다. 케이블업계 역시 지상파 방송사와 VOD 콘텐츠 대가 협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MBC가 오는 26일부터 VOD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케이블업계가 26일까지 MBC와 공급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케이블TV에 가입한 전국의 이용자들은 무한도전 같은 MBC의 VOD를 볼 수 없게 된다.
케이블업계는 지상파와 VOD 공급계약을 해결하기 위해 방안을 찾고 있지만 26일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VOD 중단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IPTV 3사가 재송신료 형식을 바꿔 협상함에 따라 케이블업계도 지상파 방송사가 원하는대로 공급계약을 진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게 될 경우 케이블업계의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미디어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재송신료 인상은 케이블업계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케이블업계 역시 인상된 재송신료는 결국 유료방송 시청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IPTV가 재송신료를 가입자 수 기준으로 비용을 정산하는 형식으로 바꾼 것과 같이 동일한 방식으로는 협상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모바일IPTV와 다르게 일반 TV에서 VOD를 중단하는 것은 1400만명 가입자 시청권 등을 봤을 때 가능한 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민예원 기자 (wise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