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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봉"..폭스바겐, 보상없이 판매회복만 추구

기사등록 : 2015-11-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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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업계 " 수입차 이미지 도매급으로 매도 우려"

[뉴스핌=김기락 기자] 폭스바겐코리아가 안방인 수입차 업계에서도 미운털이 단단히 박히고 있다. 배출가스가 조작된 차를 구입한 소비자에 대한 보상책이 없고, 이달 들어 ‘떨이판매’에 나서는 등 자성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폭스바겐 티구안 유로5 차량에서 배출가스 불법 조작을 확인하고, 티구안 12만5522대 리콜을 결정했다. 또 내달부터 내년 4월까지 국내 디젤차를 판매 중인 16개 자동차 제작사에 대해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배출가스 조작이 폭스바겐 외에 더 있다고 보고, 조사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수입차 업계는 지난 9월 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 후 폭스바겐코리아를 동업자로서 상당부분 동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2개월이 지난 지금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정부 조사는 피할 수 없는 만큼, 수용하면 되지만 폭스바겐코리아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가 중론이다.

A 수입차 관계자는 “폭스바겐 외에 다른 브랜드에 대해 배출가스 조작 조사를 할 것이란 예상을 하긴 했다”면서 “폭스바겐코리아가 환경부 조사 결과를 이미 알고 있었을 텐데 그동안 소비자 보상책 없이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모양새가 좋진 않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파문 후 지난달 900여대 판매에 그쳤다. 전월 대비 약 70% 급감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달 들어 무이자 판매 및 20% 할인 프로모션 등 판매 회복에 나섰다. 이 덕에 이달 판매량은 평월 수준인 300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해졌다.

B 수입차 관계자도 “폭스바겐코리아가 배출가스 조작 사태 후 지난달 판매가 급감하자, 이달에 전차종을 60개월 무이자 판매에 나섰다”면서 “싸게 팔면 한국 소비자들이 차를 사기 때문에 독일 폭스바겐 본사에선 한국 소비자에 대한 보상을 검토할 필요성 조차 못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대차 등 국산차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면, 소비자들이 먼저 나서 불매 운동이라도 벌였을 것”이라며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환경 등 윤리적·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 미국 소비자와 비교하면 한국 소비자의 국민성은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그룹은 미국과 캐나다 외에 다른 국가 소비자들에 대해 보상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배출가스 조작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에게 500달러 상당의 선불비자카드와 폭스바겐 딜러십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0달러의 선불카드 등 총 1000달러 상당을 보상책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이는 같은 차종으로 인해 똑같은 피해를 봤음에도 불구, 국가에 따른 보상책을 다르게 적용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소비자가 ‘봉’이라는 자조 섞인 소리가 수입차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수입차를 파는 업체 직원들도 직원이기 전에 한국 소비자라는 사실을 곱씹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내 시민단체의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폭스바겐그룹이 한국 소비자 피해를 즉각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불법행위를 무마하기 위한 할인행사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을 야기할 뿐”이라며 “폭스바겐그룹은 문제의 차량에 대한 리콜 뿐만 아니라 미국 등에서 진행된 소비자 보상과 같은 수준의 보상책을 즉각 마련해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폭스바겐코리아에 대해 우려와 난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업계가 쌓아온 브랜드·서비스의 위상을 폭스바겐코리아가 한방에 갉아먹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로 인한 국내 수입차 업계의 1차적인 피해자는 디젤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해 온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차 브랜드”라며 “몇몇 수입차 업체가 한국 사회에 해온 사회공헌활동조차 물거품이 되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약 23만5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0%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에는 수입차 시장 처음으로 20만대를 넘어섰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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