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현대·기아차가 지난달 한국과 미국,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신기록을 갈아치우며 맹위를 떨쳤다. 경기 부양책의 영향과 자동차 시장의 훈풍, 신차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주요 시장에서 월간 판매 기록을 다시 썼다. 국내의 경우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11만519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실적은 각각 6만5166대, 5만31대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9%, 12.4% 증가한 것이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 1996년 12월 5만3633대를 판매한 이후 19년만에 5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미국 시장에서도 최고의 한 달을 보내다. 현대차는 11월 6만7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11.8% 증가했다. 데릭 하타미 현대차 미국법인 판매담당 부사장은 "양호한 경제 상황과 저유가, 크로스오버 재고 개선과 함께 현대차는 사상 최고의 11월을 경험했다"고 평가했다.
기아차 역시 4만5553대의 판매를 기록, 역대 11월 판매량으로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에서의 성적표는 더욱 극적이다. 현대차는 11만94대를 판매해 2개월 연속 10만대 이상 판매 기록을 이어갔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10만대 이상 판매한 것은 2013년 1월과 2014년 1월 ·12월, 그리고 올해 1월·3월·10월·11월까지 단 7차례뿐이다.
기아차는 7만65대로 중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7만대를 넘겼다. 올 들어 10월까지 한번도 6만대를 넘기지 못했지만 지난달 단숨에 7만대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기아차의 기록적인 판매 실적은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경기 개선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 정부와 중국 정부는 개별소비세와 취득세를 인하해 소비 진작에 나섰다. 중국 정부의 경우 1.6ℓ 이하 소형차에 혜택을 집중해 소형차 라인업을 강화한 현대·기아차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실제로 소형모델인 랑동과 ix25가 각각 2만8851대, 1만1995대 팔리며 판매를 주도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지난 9월 경기 부양을 위한 구매세 인하 정책 발표 이후, 1.6ℓ 이하 차종 판매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의 주력 차종들이 수혜를 누리며 실적이 큰 폭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12월에도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경기 개선으로 인한 자동차 시장의 순풍도 무시하지 못한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 11월 추수감사절 연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11월 이후 최고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미국 시장에서 거래된 신차 규모는 128만4735대로 전년대비 1.6% 성장했다.
신차 효과도 여전했다. 내수에서는 신형 아반떼는 1만119대 팔리며 2달 연속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K5는 6929대 판매돼 2013년 7월 7479대의 판매 기록 이후 최다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스포티지 역시 7128대로 지난달에 이어 연속 7000대를 넘겼다.
중국과 미국에서는 신형 투싼이 맹위를 떨쳤다. 신형 투싼은 중국에서 1만2646대 팔려 지난 9월 출시 이후 꾸준히 월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년대비 90% 증가한 6906대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신차 및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내수 판매 견인에 힘쓰는 동시에 해외 시장 개척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