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김나래 이보람 기자]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무상증자 결정을 두고 증권가는 무덤덤한 모습이다. 무증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규모가 워낙 작은데다 매년 해오던 정책이란 점에서 주가 영향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봤다.
9일 장마감 후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보통주 1주당 0.02주를 배당하는 무상증자를 각각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수는 한미약품 주당 액면가액 2500원으로 20만4202주이며, 한미사이언스는 주당 액면가액 500원으로 110만4786주 규모다. 발행 신주는 모두 내년 1월 19일 상장 예정이다.
한미약품 측은 "이번 무상증자는 특별한 것은 아니며 10년 넘게 매년 해오던 것"이라며 "시가총액이 높아져 비율은 줄였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
증권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무상증자로 자본총계가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는 "무상증자는 주주환원정책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 한미약품은 유통물량이 적은 회사도 아니어서 주가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통물량이 부족한 기업에는 호재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주식배당이 아닌 무상증자를 주주를 위한 정책으로 보긴 다소 어렵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담당 애널리스트 A씨는 "매년 해오던 무상증자이기 때문에 현금배당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며 "일단 무상증자는 긍정적이긴 하지만 의미를 부여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제약 애널리스트 B씨는 "100주당 2주면 큰 것은 아니고, 개인보다는 기관 주주들 수혜가 예상된다"며 "국민연금이 8.16% 갖고 있으니 국민연금이 제일 수혜를 보지 않겠냐"고 귀띔했다.
또 이번 한미의 무증 결정이 주주를 위한 정책이라기 보단 대주주가 성과를 챙기는 수단이라는 지적도 일부 있었다.
한편, 하반기에 수조원대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터뜨린 한미약품과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증권가에서 가장 핫해 '원투 펀치'로 통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말 1만5450원에서 전날 14만원으로 장을 마감해 806.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도 10만2000원에서 73만5000원으로 620.59% 올라 상승률 2위를 차지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초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4조8000억원 규모의 당뇨치료제 포트폴리오 ‘퀀텀 프로젝트'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얀센과도 1조원이 넘는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한미약품의 주가가 뛰면서 최대주주이자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지분율 41.37%)의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