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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08년 재연? 상품發 위기감 고조

기사등록 : 2015-12-11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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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섹터 정크본드 절반 디폴트 위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상품 가격 급락에 채권시장이 초긴장 상태다.

석유 업계 정크본드의 절반이 디폴트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마저 제기된 상황. 원자재 업체의 회사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뛴 가운데 상품 가격 하락이 관련 기업의 신용등급 하락과 뮤추얼 펀드의 해당 채권 매각, 수익률 추가 상승의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칭다오항에 수입된 철광석 <출처=신화/뉴시스>
10일(현지시각)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에너지 업계가 발행한 투기등급 회사채 가운데 50%가 디폴트 위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금액 기준으로는 1800억달러에 이르는 물량이다. 이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금속과 광산, 철강 업계의 정크본드 가운데 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물량이 무려 7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업체의 회사채 디폴트가 내년 채권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정크본드 시장의 리스크가 상당히 높다는 지적이다.

회사채 디폴트는 이미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S&P에 따르면 올들어 디폴트가 100건에 달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고조됐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에너지 섹터에서 발생했다.

웬 리 크레디트사이트 애널리스트는 “채권시장의 공포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며 “유가와 원자재가 아직 바닥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정크본드를 필두로 투매가 촉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원자재 업체의 회사채를 편입한 뮤추얼 펀드는 채권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투자 기준에 미달하는 물량을 털어내야 하는 입장이다.

상품 가격이 추가로 하락, 관련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이 이어질 경우 펀드 업계의 ‘팔자’가 봇물을 이룰 수 있다는 경고다.

기존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원자재 업체들의 자금난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020년 만기 회사채 가격이 액면가 1달러 당 80센트까지 떨어진 가운데 글렌코어는 내년 초 회사채 발행에 나서야 하는 실정이다. 자금 조달 여부를 놓고 금융시장의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앵글로 아메리칸의 2020년 만기 유로화 표시 회사채는 지난 5월 발행 후 20% 이상 급락했고, 수익률은 같은 기간 3.6%에서 9.4%까지 치솟았다.

앞으로 5년 사이 만기 도래하는 앵글로 아메리칸의 회사채 규모는 총 11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측은 18개월간 배당 지급을 중단하는 한편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 위기 대응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모간 스탠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어느 곳에서도 앵글로 아메리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금리에 채권 발행, 자금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이 2008년과 같은 위기를 맞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니콜라스 콜라스 컨버젝스 전략가는 “상품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회사채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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