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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로금리 종료, 자산시장 명암은

기사등록 : 2015-12-17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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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달러, 유가 등 각 자산별 월가 전망

[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년만에 금리인상은 값싼 유동성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주요 자산시장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번 결정에도 연방기금 금리가 여전히 바닥권이지만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본격화된 만큼 각 자산과 업종에 미치는 파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정책 결정을 내렸지만 달러화부터 이머징마켓 등 시장 반응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이 때문에 당분간 전반적인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 연준의 긴축에 따른 명암을 각 업종과 자산시장 별로 접근할 때 반사이익보다 충격이 예상되는 곳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맨해튼의 금융가 <출처=블룸버그통신>

 ◆ 달러 =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라 가장 커다란 수혜가 기대되는 것은 달러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달러화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한풀 꺾였다.

이미 긴축에 대한 기대감을 상당 부분 선반영한 데다 첫 금리인상 후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점진적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 달러화의 상승 역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12월 양적완화(QE) 확대 폭이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고, 내년 추가 완화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도 달러화의 강한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리처드 프라눌로비히 웨스트팩 은행 이코미스트는 “지난 해 6월 이후 달러화가 이미 24%에 이르는 상승 기염을 토했다”며 “앞으로도 달러화가 상승 추세를 탈 것으로 보이지만 그 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회사채 = 연준의 금리인상을 둘러싸고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가장 고조된 자산 가운데 하나가 회사채다. 이미 정크본드를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은 긴축에 따른 일격을 맞았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과 달리 채권시장 전반은 물론이고 하이일드 본드에 대한 낙관적인 의견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어 주목된다.

금리인상이 채권에 악재에 해당하지만 국채에 비해 매력적이며, 일부 하이일드 본드의 경우 금리 상승 환경 속에 오히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프리실라 하누크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 채권 전략가는 “옥석을 제대로 가려낸다는 전제 하에 연준의 금리인상이 하이일드 본드에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금리인상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채권이 국채에 비해 높은 이자 소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 이머징마켓 = 미국의 금리인상이 상당수의 이머징마켓에 일종의 ‘리트머스 테스트’가 될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경제 펀더멘털과 경상수지 여건에 따라 해외 투자 자금이 이탈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신흥국은 대규모 해외 자금 썰물이 가시화됐다.

올들어 이머징마켓 통화는 달러화에 대해 평균 18에 이르는 하락을 나타냈다. 현지 통화 기준으로 주식 역시 17% 떨어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이후 이머징마켓의 충격은 오히려 진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지 마리샬 UBS 웰스 매니지먼트 이머징마켓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초 이후 이머징마켓 통화의 하락이 이미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단기적인 혼란이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인 흐름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연준의 추가 긴축 속도라는 데 투자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금 <출처=뉴시스>

 ◆ 금 =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에 가장 커다란 일격을 맞은 것이 금이다.

곳곳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고 중국의 경기 둔화를 포함한 악재가 투자자들의 ‘리스크-오프’ 심리를 자극했지만 금은 이렇다 할 반등을 보이지 못했고, 5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의견이 없지 않지만 배당이나 이자 소득을 창출하지 못하는 금의 특성상 금리인상에 따른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낙폭이 제한된다 하더라도 추세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데 투자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 주택시장 = 단기 금리의 제한적인 인상이 주택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모기지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자 부담이 높아지는 만큼 주택 매입 수요가 위축될 수 있고, 이는 주택 가격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기지 금리 상승에 따른 파장은 간접적인 영향에 불과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보다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개선될 경우 오히려 금리인상이 주택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주식 =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주식시장의 영향은 개별 종목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먼저, 배당주를 필두로 금리에 민감한 종목은 금리인상이 악재가 될 전망이다. 유틸리티와 통신, 필수 소비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금리가 오르는 환경에 투자자들은 배당보다 채권 이자에서 더 커다란 매력을 찾기 때문이다.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도 금리인상이 반갑지 않다. 이자 비용 상승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금리인상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부채 비율이 높은 종목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변동금리 채무가 16%와 10%에 달하는 금융 및 산업재 섹터를 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탄탄한 재무건전성과 이익 성장 및 자기자본이익률을 창출하는 종목의 경우 금리인상 이후 주가가 오히려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내다봤다.

◆ 유가 = 유가가 급락한 주요인은 수급 불균형이지만 미국의 통화정책 행보 역시 간접적인 파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금리 상승을 인해 에너지 업계의 한계 기업들의 디폴트가 상승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기대다.

반면 단기적으로 유가는 달러화 움직임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가 상승 추이를 지속할 경우 유가는 하락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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