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채권펀드에서 자금이 썰물을 이뤘다. 정크본드의 급락이 채권펀드 전반에 타격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하이일드본드의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미국의 금리인상과 상품시장 하락 등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경계감이 여전하다.
18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한 주 사이 글로벌 채권 펀드에서 13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이른바 ‘테이퍼 발작’이 본격화됐던 2013년 6월 이후 최고치에 이르는 금액이다. 채권시장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데다 정크본드 급락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 주간 빠져나간 자금 가운데 정크본드 투자에 집중하는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53억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12개월래 최고치다.
이와 별도로 시장조사 업체 리퍼에 따르면 같은 기간 투자등급 채권을 편입하는 펀드에서 48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1992년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톰 로젠 리퍼 리서치 헤드는 “16일까지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서드 애비뉴의 신용 펀드 상환 중단 조치에 이어 일부 펀드가 포트폴리오 청산에 나서는 등 악재가 꼬리를 물었던 것도 투자자들의 ‘팔자’를 부추긴 것으로 해석된다.
자금 상환을 중단하는 조치가 다른 채권펀드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매도를 부채질했다는 것이 로젠 헤드의 설명이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단행된 데다 투자자들의 ‘리스크-오프’ 심리가 고조된 만큼 채권펀드의 유동성 흐름이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토르 노섹 위즈덤트리 리서치 이사는 “기업 회사채 수익률과 미국 국채 수익률의 스프레드가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2016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금리 상승으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 디폴트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개별 채권 및 관련 펀드의 옥석 가리기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정크본드와 에너지 및 금속상품 섹터의 회사채가 지속적인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한 주 사이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22억달러로, 15주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관련 펀드는 최근 21주 가운데 20주에 걸쳐 자금 유출을 나타냈다.
또 같은 기간 미국 주식펀드에서도 42억달러가 유출됐고, 유럽 주식펀드로는 6억달러가 유입됐다. 이머징마켓 주식펀드는 13억달러의 자금 유출을 기록해 7주 연속 썰물을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