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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안보고서] 기업 100개 중 14개는 좀비기업

기사등록 : 2015-12-2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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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융기관 구조조정 확대 유도해야..이원화된 워크아웃·회생절차 효율적 운용도

[뉴스핌=김남현 기자] 기업 100개 중 14개는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소위 좀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5년전 보다 증가한 것으로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중국과의 경제 심화 등 요인이 작용한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투자와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대내외 충격 발생시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효율적인 기업구조조정 추진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2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외부감사대상 비금융법인 2만7995개 업체를 분석한 결과, 2014년 2만4125개 기업 중 14.4%에 달하는 3471개 기업이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2만2669개 기업중 12.4%(2819개)에서 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또 이들 한계기업 중 2005년 이후 한계기업 경험이 있는 만성적 한계기업은 2009년 8.2%(1851개)에서 2014년 10.6%(2561개)로 늘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만성적 한계기업수는 연평균 729개씩 늘어 같은기간 정상화기업(356개)과 폐업 등 기업(231개) 대비 142개나 많았다.

보고서는 이 같은 만성적 한계기업 증가 배경으로 ▲기업 실적 부진 지속 ▲금융기관의 대출 관대화 경향 ▲기업구조조정 지연 등을 꼽았다.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성 및 수익성 부진이 지속되면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졌다. 실제 만성적 한계기업의 매출액은 2011년(5.6%)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다가 2014년 -5.4%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역시 마이너스세를 지속했다(2009년 -7.1% → 2014년 -4.5%). 업종별로는 조선(2009~2014년 매출액증가율 2.1%, 매출액영업이익률 3.6%), 운수(각각 4.5%, 3.8%), 철강(각각 2.4%, 5.6%), 건설(각각 3.1%, 2.3%)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만성적 한계기업의 차입금의존도도 2014년 현지 56.3%에 달해 정상기업(24.6%)의 두 배 수준을 넘었다. 이는 원금상환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이자 연체가 없다면 대출 만기를 연장시키려는 금융기관의 회수유예대출관행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기업구조조정 제도 및 여건의 제약으로 만성적 한계기업의 경영정상화 또는 퇴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 측면도 영향을 줬다고 봤다. 실제 2009~2013년 중 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가 개시된 기업 중 2014년 말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업체 비중은 절반이 넘는 52%에 달하고 있는 중이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외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만성적 한계기업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투자와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자원배분 효율성을 떨어뜨려 경제성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아울러 대외 충격 발생시 대규모 부실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스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요율적 기업구조조정 추진을 통해 만성적 한계기업 등 부실 우려기업들이 신속히 경영정상화 또는 퇴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채권금유기관의 구조조정 확대를 유도하고 채권은행 중심의 워크아웃과 법원 주도의 회생절차로 이원화된 현행 기업구조조정체계의 효율적 운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민간부문의 구조조정 시장을 육성, 시장원리에 따른 구조조정이 상시 추진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재성 한은 부총재보는 “기업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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