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국내영업본부장)이 본격 시험대에 오른다.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탈리스만의 성공 여부에 따라 박 부사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수 있어서다. 그동안 폭스바겐 골프와 르노삼성차 QM3 등 소형급 모델에서 성공했지만 중형급 이상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점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의 탈리스만이 내년 3월 출시된다. 탈리스만은 르노그룹이 전 세계 중형차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전략 차종이다. 유럽 기준으로 배기량 1.5~1.6ℓ 디젤 엔진과 1.6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이 탈리스만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사진=르노삼성차> |
르노삼성차는 탈리스만의 성공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동원하고 있다. 전 직원을 상대로 탈리스만 출시 준비 과정에서 필요한 아이디어를 취합해 이 가운데 120여 가지를 실행하고 있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이 박 부사장이다. 탈리스만에 대한 박 부사장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지난달 경기 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과거 SM520과 SM525가 큰 인기를 끌던 시절로 르노삼성을 다시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차"라고 자평했다.
박 부사장은 소형차 부문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소형 해치백 골프를 성공시킨 바 있다.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던 시절이었다. 이후 2013년 르노삼성차로 넘어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로 대박을 터트렸다. 사전계약 물량 1000대를 7분만에 완전 판매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소형 모델에서 족적을 남긴 그지만 중형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SM5 디젤은 쏘나타, K5 등에 밀리며 힘을 못 쓰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SM5 LPi, SM7 LPe를 출시하며 LPG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의 벽에 막혀 판매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 SM5의 올해 판매량은 2만1313대로 전년대비 10.7% 감소했다.
다만, 해당 모델들이 기존 모델의 파생 상품인 탓에 박 부사장에게 모든 책임을 묻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탈리스만의 경우 기존 없던 모델이기 때문에 얘기가 달라진다. 박 부사장이 만반의 준비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형차 전문 경영가라는 꼬리표를 떼느냐 혹은 공고히 하느냐가 달린 셈이다.
박 부사장은 탈리스만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지만 업계의 시각은 냉담하다. 탈리스만이 중형급 차체임에도 불구, 준대형차 가격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탈리스만의 유럽 현지 판매 가격은 3600만원에서 5100만원대로 책정됐다.
이로 인해 르노삼성차가 탈리스만의 차명을 SM6로 가닥을 잡았으면서도 섣불리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전략적이라는 평가와 의도적이라는 시선이 동시에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박 부사장은 수입 모델을 싸게 들여오는 능력이 있다"면서도 "SM6라는 차명이 계속 흘러나오는 걸로 봐서는 생각보다 높게 가격이 책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형급 모델을 준대형 가격에 구매할 소비자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리스만이 내년 3월 출시된다.<사진=르노삼성차> |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