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지 6년만에 금호산업을 되찾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9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인수대금 7228억원을 완납,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매입해 인수전을 마무리 지었다.
이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금호그룹을 거느리게 됐다.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하면서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등도 되찾게 된 것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아시아나IDT·금호리조트 등 주요 계열사를 쥐고 있다. 금호산업을 장악하고 있어야 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 |
박 회장은 내년에 있을 금호타이어 인수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채권단이 현재 경영권 지분을 갖고 있는 금호타이어까지 인수에 성공하면 그룹 지배권을 완전히 찾아오게 된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아오기까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사이가 틀어졌고, 금호산업 인수전 당시 예상치 못했던 호반건설의 도전도 받았다.
또 업계 안팎에서는 금호아시아나가 과연 7000억원이 넘는 금호산업 지분 인수대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박 회장과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보유 지분을 팔아 1500억원 가량의 인수자금을 마련한 후, 인수 막바지에 CJ,효성, LG화학 등 10여개의 '백기사'를 자청한 우호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박 회장의 그룹 재건을 도왔다.
CJ대한통운이 500억 원을 투자해 금호산업 지분 3.46%를 취득하는 공동인수자로 나섰고, NH투자증권은 인수금융 3000억 원을 제공했다. 나머지 자금은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세운 금호기업을 통해 전략적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 등으로 마련했다.
더욱이 내년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아 박 회장으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경영방침을 '창업초심(創業初心)'으로 정했다. 지난 1946년 택시 2대로 창업한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금호아시아나를 만들어가겠다는 의미다.
또 항공사업, 타이어사업, 건설사업의 3대 축으로 안정과 내실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3대사업을 구축으로 안정과 내실을 다져 국민들에게 존경 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도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직원 모두가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항공, 타이어, 건설 등 그룹 주력사업분야가 비상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시장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수년째 건설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금호산업 외에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의 경영실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약진과 메르스 사태, 환율여건 악화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고 부채비율이 1000%에 육박해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시아나는 오는 30일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장 급한 불을 껐다지만 장기적으로 금호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게 아직 과제로 남았다.
한편, 금호산업 인수로 경영 새판짜기에 나선 금호아시아나는 경영전략과 사업계획 최종 확정 후 내년 2월 1일 그룹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박 부사장의 승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