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지난 수년간 자산시장을 지탱했던 중국의 부의 창출 동력이 마비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이른바 노른자위로 분류되는 글로벌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캐나다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꺾인 데 따라 소비자 신뢰가 꺾이는 등 이미 파장이 실물경기로 확산되는 움직임이다.
맨해튼 노른자위 부동산 <출처=블룸버그통신> |
4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나이트 프랑크는 올해 글로벌 주요 럭셔리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 폭이 1.7%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 상승률인 3%에 비해 반토막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나이트 프랑크는 주요 도시에서 가격 기준 상위 5% 이내에 해당하는 부동산을 ‘럭셔리’로 분류한다.
무엇보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주식시장의 하락 압박이 전세계 부동산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그 밖에 이머징마켓의 경기 둔화 역시 부동산 시장의 악재에 해당하지만 중국이 가장 커다란 관건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리암 베일리 나이트 프랭크 리서치 헤드는 “지난 수년간 목격했던 중국의 부의 창출을 더 이상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전혀 다른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국과 주변 아시아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상하이의 올해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4%로, 지난해 10%에서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홍콩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도 흐리다. 홍콩의 부동산은 올해 5% 하락해 아시아 지역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어 싱가포르 역시 3.3% 떨어질 전망이다.
호주 시드니의 고가 부동산의 경우 지난해 15% 뛴 데 이어 올해 상승률이 10%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럭셔리 부동산 시장의 전망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캐나다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한파가 소비자 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소비자신뢰 지수는 53.8을 기록해 7주 연속 하락했다.
이와 별도로 나노스 리서치 그룹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30.6%에 그쳤다. 이는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또 가격 하락을 예상한 응답자 비중이 19.2%에 달했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부의 효과 저하가 오히려 해외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중국의 슈퍼 자산가들은 물론이고 중산층까지 가세해 자산 배분에 잰걸음을 하고 있고, 이는 기존의 중국 투자 자금을 해외 부동산 시장으로 이전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호주 시드니의 부동산 가격이 올해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밖에 뉴욕의 부동산 가격이 5%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프랑스 파리의 부동산 가격이 5%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등 유럽의 경우 전망이 흐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