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연초부터 7% 폭락하며 거래가 중단된 중국 증시와 그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이 전개되자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고문이 달라진 투자환경에 대한 투자자들의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핌코 CEO. <출처=AP/뉴시스> |
5일(현지시각) 에리언은 블룸버그 기고를 통해 중국 증시 폭락을 촉발한 중동 갈등과 부진한 중국 경제 지표는 글로벌 경제가 충분히 강력한 성장 엔진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취약점을 드러내 보였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이번 혼란은 글로벌 금융 시장이 통제는 물론 예견하기도 어려운 파괴적 행동으로 번질 수 있는 지정학 위기에 상당히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엘-에리언 수석은 폭락장에 이은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움직임도 눈여겨 볼 것을 주문했다. 개입을 점차 줄이겠다고 선언했던 중국 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다급히 개입을 시도하는 동안 서방국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기회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시장이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일 때마다 투자자들의 반등 기대감이 유효할 수 있었던 것은 중앙은행의 유례없는 통화정책 지원과 기업들의 현금 풀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업들은 자사주매입이나 배당 확대, 인수합병 등의 방법을 통해 보유 현금을 풀었다.
하지만 엘-에리언 수석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당연시되던 중앙은행과 기업들의 유동성 투입 노력이 오늘날에는 쉽사리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불확실성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월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개시를 기점으로 주요 중앙은행들의 정책 '다이버전스(불일치)'가 시작됐으며, 기업들 역시 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곳간을 풀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모든 것들은 글로벌 경제 지속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의 상황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변동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차입을 통해 경제 성장과 금융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수 년 내로 펀더멘털을 꾸준히 끌어 올려 금융자산 가격을 정당하게 높일 수 있는 포괄적 정책 대응이 나타내거나 아니면 내재적 모순이 커져 자산가격 하락과 전염 등의 상황이 펼쳐지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특히 정책 당국자와 민간 부문이 앞으로 수 개월 동안 시장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어느 한 가지 시나리오가 결정될 것이며, 투자자들은 이와 상관 없이 시장 변동성을 뚫고 갈 민첩성을 갖춰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