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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초저유가 시대'…전통적 수혜株조차 '희비'

기사등록 : 2016-01-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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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광수 기자] 초저유가 시대가 저유가 수혜주마저 낙담시켰다. 해운과 항공, 정유주 등이 전통적인 저유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이들 업종은 유가가 내리면 원가절감 등으로 수혜를 받는 업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들 업종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내려도 너무 내렸기 때문이다.

해운과 항공, 여행주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동반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저유가로 인한 원가절감 효과보다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진 등의 외부 경기 상황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정유와 석유화학주는 상승세다. 저유가로 마진이 크게 늘면서다. 

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5거래일 연속 내린 배럴당 29.4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는 28.94달러를, 두바이유 역시 배럴당 26.22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 해운·항공, 왜 웃지 못하니?

과거 저유가 때마다 주목 받던 해운과 항공, 여행주주들이 이번엔 변변치 않은 주가곡선을 그리고 있다. 저유가가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수요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해운 주가는 작년 4월 16일 종가기준 2만65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하향세다. 몇 차례 작은 반등이 있었지만 18일 종가기준 1만7850원으로 33% 하락했다.

한진해운 주가는 작년 4월 14일 종가기준 9200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18일 종가기준 2975원으로 최저치를 또 뚫고 내려갔다. 현대상선도 작년 4분기 최고점 종가대비(8600원)에서 2925원으로 66%나 하락했다.

전통적으로 저유가 시절에 해운업체는 유가가 떨어지는 만큼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 훗날 유가 상승에 대비해 원유를 구입하는 수요도 있어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상운임에 유류비가 포함돼 있어서 유가가 빠지면 운임도 줄어든다”며 “수요부진이 겹치면서 (과거보다) 더 많이 운임이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유가가가 신흥국 경기침체를 촉발해 오히려 해운사들에게 독이 되는 것이다.

항공사 역시 비슷하다. 대한항공 역시 전거래일 종가 기준(2만5000원)으로 작년 상반기대비 54%나 하락했다. 유류비 절감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에 최소한 유류비 절감액의 50%(1439억원)이상 영업이익이 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그 이유로 신흥국 경기 침체로 인한 화물 수요부진과 미 달러 강세를 들었다. 항공기 비용을 달러로 지불하는 항공사 입장에서 달러화 강세로 인해 유류비 절감분보다 항공기 비용이 더욱 커진 탓이다.

◆ 정유·석유화학은 ‘함박웃음’

반면 정유 부문은 예전처럼 강세를 보인다. 저유가 기조가 꾸준히 이어지자 정제마진이 커지고 제품 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다.

정유 3사의 실적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세 곳 모두 적자를 기록했지만 안정적인 저유가 흐름으로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영업이익으로 1조8451억원, GS는 1조4819억원, 에스오일은 1조87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작년 4분기부터 줄곧 오름세다. 작년 12월에는 최고점(13만8500원)을 찍고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올해 전망은 더욱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 강세와 석유화학 제품 수급 타이트를 고려해 SK이노베이션의 올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오일 역시 정유실적 개선이 기대되면서 작년 4분기 이후 상승세다. 18일 종가기준(7만9300원) 작년 9월 최고점 대비 22%나 상승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가 약세에 따른 정유 실적 개선 등으로 에스오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673억원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두바이유의 추가 하락으로 브렌트-두바이 스프레드(원재료와 제품가격의 차이)가 확대됐다”며 “이는 아시아 정유사의 정제마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석유화학 역시 저유가로 인한 스프레드 효과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원유에서 나오는 납사(Naphtha)를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데 유가 하락으로 납사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제품 가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의 올해 영업이익으로 작년 대비 39%늘어난 5035억원이, 한화케미칼 역시 22% 증가한 4870억원 등의 호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마진 확대 뿐만 아니라 수출 부문에서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란 시장이 열리면서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출 여력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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