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일부터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 다보스로 집결하는 세계 경제 수장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전례 없는 금융시장 혼란과 주요국 경제의 동반 하강, 여기에 중동과 북한까지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 등 주변 상황이 미국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어둡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클라우스 슈밥 WEF 설립자 등 포럼 참석자들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번 WEF에서 중국이 단연 뜨거운 감자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6.9% 성장해 25년래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둔 상황. 연초 위안화 평가절하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헤집어 놓은 만큼 중국이 정책자 및 석학들 사이에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은 WEF 개막을 하루 앞둔 19일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4%로 하향 조정했다.
데이비드 거젠 하버드 케네디 스쿨 교수는 “혼란과 변동성과 위험이 한꺼번에 몰아 닥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 뉴욕대학교 교수는 “중국을 포함한 상황이 개선되기 앞서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서 초래된 금융시장의 대혼란은 구조적 문제와 성장 둔화, 부적절한 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쉬운 해법이 없다는 데 석학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국제 유가의 추가 하락과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테러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 펀더멘털과 자산시장을 동시에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다.
조안 버거 퍼스트랜드 최고경영자는 “매크로 경제 측면에서 더욱 커다란 난관을 맞게 될 것”이라며 “지구촌 경제가 총체적으로 하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더욱 완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부양에 나서는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는 한층 더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JP모간은 연준의 두 번째 금리인상 시기를 6월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당초 제시했던 3월에서 대폭 수정된 것이다. 이와 함께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르면 이번주 통화완화를 시행할 것으로 보이며, ECB 역시 추가 금리인하 및 자산 매입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JP모간은 내다봤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 외환 전략가는 “2008년 미국을 필두로 유럽과 중국까지 위기를 맞았다”며 “세 가지의 공통점은 글로벌 신용 팽창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측면에서도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창업자는 “미국의 9.11 테러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안감이 가장 높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이번 WEF은 곳곳에서 뜨거운 논쟁과 갑론을박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 달리오 브릿지워터 어소시어츠 설립자는 “각 사안에 대해 격론이 펼쳐질 것”이라며 “어쩌면 열띤 논쟁이 이번 WEF의 하이라이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