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경제의 침체 가능성 여부를 놓고 씨티그룹과 골드만 삭스가 상반된 의견을 내놓아 주목된다.
씨티그룹이 중국의 후퇴에 따른 성장 둔화 및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책 효과 희석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침체 위기에 놓인 것으로 판단한 반면 골드만 삭스는 최근 지구촌 증시의 폭락이 침체를 예고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맨해튼의 금융권 <출처=블룸버그통신> |
씨티그룹은 21일(현지시각)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8%에서 2.7%로 낮춰 잡고, 특히 미국과 영국, 캐나다 및 일부 이머징마켓의 성장률이 기존의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유지했으나 내년 예상치를 6.0%로 제시해 종전 수치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윌렘 비터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는 지난 수년간 후퇴했고 앞으로도 둔화될 것”이라며 “명백한 성장률 침체가 현실화됐고 이에 따라 상품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저유가로 인해 민간 소비가 늘어날 경우 글로벌 경제가 앞으로 1~2분기 사이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씨티그룹은 예상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 배럴당 26달러 선으로 밀리면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이날 장중 30달러 선을 ‘터치’했다.
비터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가 중차대한 기로에 놓였다”며 “지난 수년간 성장이 꺾이는 과정에 중앙은행의 부양책으로 간신히 균형을 유지했지만 이제 위기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2%를 밑도는 침체가 발생할 리스크가 크게 높아진 상태라고 그는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충격을 포함해 글로벌 경제의 변화에 미국의 펀더멘털이 가장 취약한 상태라고 씨티그룹은 평가했다.
이와 달리 골드만 삭스는 사상 최악의 연초 주가 폭락이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주장이다.
강달러에 따라 기업 매출액 및 이익이 줄어들면서 미국 경제의 한파를 예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실상 S&P500 기업을 기준으로 해외 매출액의 비중은 3분의 1 가량이며,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2.5%라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했다.
기업 이익이 중국을 포함한 해외 경기 둔화와 달러화 상승으로 이익 침체를 맞더라도 미국 경제가 총체적인 위기에 빠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 고용 지표 개선과 함께 시간당 평균 임금이 상승 초기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이 역시 향후 경기를 낙관할 수 있는 근거라고 골드만 삭스는 주장했다.
엘라드 파시탄 골드만 삭스 이코노미스트는 “통상 주가 폭락이 경기 침체와 맞물려 발생하는 경향이 있지만 대규모 투매가 반드시 침체를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