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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 '위안화 안정 vs. 신용 완화' 줄타기

기사등록 : 2016-01-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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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준비율 인하보류하고 공개시장조작 활용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서울=김사헌 기자] 춘절을 앞두고 시중 유동성 확대가 시급해진 상황에서도, 인민은행은 급격한 위안화 약세를 피하고자 상당히 신중을 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공개시장조작에서 부족한 부분은 창구지도나 행정명령을 통해 보완하는 식으로 시중 자금 경색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중 단기금리 구간을 미세조정했던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25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 인하가 아니라 굳이 단기 및 중기 유동성지원창구(SLF, MLF)를 통해 일주일 동안 1조6000억위안(약 296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공급한 것은 '위안화 추가 하락 압력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전했다.

중국인민은행[출처=신화/뉴시스]

 또 같은날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일부 시중은행들에게 은행간 자금시장에서 너무 높은 금리로 이루어진 레포(RP) 거래는 취소할 것을 행정명령했다고 전했다.

지난주 수요일 레포 금리는 4.5% 수준으로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공급하는 금리의 두 배에 달했다. 통신은 또 일부 은행들에게는 단기대출 금리를 특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라고 창구지도했다는 소식도 알렸다.

통신은 앞서 마쥔 인민은행 리서치 수석이코노미스트튼 지난 연말 신문 논평을 통해 "단기금리 안정이 정책금리 결정과 이것이 실물경제에 전달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면서 "공개시장조작과 기존 대출 제도를 통해 금리 구간 안정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역설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 지준율 아닌 공개시장조작·대출 제도 활용

지난해 같은 경우 인민은행은 춘절 대비 유동성 공급을 위해 은행의 지준율을 인하했었다.

하지만 그 후로 중국의 경기 둔화와 증시 변동성 고조로 자본 이탈 상황이 발생했고, 위안화 가치가 은행이 원하는 수준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한 탓에 위안화 가치 안정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시급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주 화요일 통화정책회의에 앞서 중국 대형 은행들은 유동성 확대를 위해 지준율 인하 조치를 촉구했지만, 인민은행은 위안화 추가 약세를 우려해 일정 기간 후 유동성을 거둬들일 수 있는 대안을 택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장 샤오휘 인민은행 통화정책국장은 WSJ와 통화에서 "현재 우리는 유동성을 관리할 때 위안화 안정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지준율 인하는 너무 강력한 완화 신호를 줄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은행이 지준율 인하 카드를 일단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다만 은행이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위안화를 매입하는 한편 중국의 자금유출 규모가 급증하면서 유동성이 축소된 탓에 "언젠가는(at some point)" 지준율 인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브릿지 캐피탈 최고투자담당자 레이몬드 놀테는 "인민은행이 안정적인(orderly) 위안화 약세를 원한다"며 다만 이를 잘 수행해 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7일물 RP금리 동향 <자료=블룸버그>

한편, 인민은행은 다양한 자금시장 개입 수단을 이용해 이번 달에만 무려 1조3000억위안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중국에서 자본유출규모가 97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했고, 궈타이쥔안증권은 설 연휴까지 자금수요가 3조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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