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이덕훈(사진) 수출입은행장이 정책금융기관인 수은에 건전성 지표(BIS비율)를 시중은행과 동일한 잣대로 판단하는 시각을 강하게 반박했다. 수은은 부실하지 않으며 건전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나쁘다면, 정책금융기관의 역할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밝힌 고정이하여신비율에 STX조선해양이 빠져 있는 데다 금융감독원이 이날부터 일부 지방은행을 빼고 전은행의 여신 건전성 분류 및 충당금 적립 적정성 점검에 나서 지표는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이 행장은 25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은은 시중은행 수준의 위험관리를 하면서도 시장 실패와 시장의 불완전성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며 "태생적으로 위험을 감내하는 게 정책금융기관이다. 정책금융기관에 BIS비율은 참고자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수은이 이날 2015년말 현재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17%라고 밝혔다. 지난해말 현재 고정이하여신의 120.9%에 달하는 3조3000억원의 대손충당금 및 준비금을 적립해 충분한 미래손실흡수능력 확보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수은이 이날 발표한 고정이하여신비율(2.17%)에는 STX조선해양 부실여신이 포함돼 있지 않다. 현재 수은은 STX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해 놓고 있다. 이를 고정이하 여신으로 조정하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래손실흡수능력도 조정돼야 한다.
다만, 대손 충당금은 이와 별개로 지난해 말 신규 실사 결과에 맞춰 쌓았다는 설명이다. 이런 경우라면, 자기자본에 충당금 영향이 이미 반영돼 있어 BIS비율이 바뀌지는 않는다. 수은은 지난해 말 BIS비율은 10.11%, 올해는 10.09%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은 고위 관계자는 "2.17% 고정이하여신 비율에서 STX조선은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돼 있지 않다. 채권단 합의가 요주의"라며 "충당금은 실사결과대로 쌓았다"고 말했다. 수은의 STX조선에 대한 여신은 작년말 기준으로 7000억원 정도다.
이 관계자는 또, "2015년 한해 STX조선에 쌓은 총 충당금은 4500억원 수준으로 4분기 중에 2500억원 가량을 쌓았다“며 ”아직 요주의 분류 기준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행장은 이날 올해 대출 57조원, 보증 18조원 등 75조원의 여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급 규모 80조원 대비 다소 축소된 수준이다. 일각의 산업은행 회장 내정설과 관련, "전혀 모른다"면서도 "정책금융기관은 정부조직과 비슷해 선택권이 없다. 하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택 현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는 오는 4월 8일까지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