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기업의 인수합병 절차를 줄이고, 지주회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의 국회 통과로 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 전환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현대중공업은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 완화로 순환출자 해소 후 지주회사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기업집단에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종합상사 등 상장사 3곳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비상장사 23곳이 있다. 주요 사업으로 조선 및 해양플랜트 외에 엔진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정유, 금융 등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계열사 현황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
현대중공업은 2015년 3분기 기준 현대삼호중공업 94.92%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 지분 43.51%를,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 지분 7.98%를 갖고 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정기선 전무 등 오너 일가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전량(7.98%)을 매입하면 순환출자고리는 해소된다.
지난달 28일 기준 현대미포조선(606만3000주)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가치는 5542억원으로, 현대중공업 주가가 10만원 밑으로 내려가 있는 점도 순환출자 해소에 긍정적이다.
아울러 정몽준 최대주주에서 아들 정기선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라도 원샷법 통과를 계기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타 조선사와의 사업재편을 예상하는 전망도 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즈(MHPS) 사례를 예로 들었다.
양 연구원은 "미쓰비시중공업과 히타치제작소는 지난해 1월 각 회사의 화력발전 부문을 떼내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즈 신설법인을 설립했다"며 "소니도 산활법을 통해 수익성이 떨어진 PC사업을 매각하고 TV사업도 분사하며 사업 재편을 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은 원샷법으로 적용될 수 있는 대부분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재편이 기대된다"며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즈가 설립된 것처럼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는 해양플랜트 부문을 삼성중공업 혹은 대우조선과 합병해 신설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강구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