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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위안화 매도, 인민은행과 '대결' 양상

기사등록 : 2016-02-0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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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약세 베팅 수익 쏠쏠…당국 방어력 주목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위안화 숏베팅을 점차 확대하면서 중국 인민은행과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고 지난달 3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신문은 미국 헤지펀드 헤이먼 캐피탈은 포트폴리오의 85% 정도를 향후 3년에 걸쳐 위안화와 홍콩달러가 약세를 보일 경우 유리해질 포지션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카일 배스 헤이먼 캐피탈 대표는 위안화 가치가 이 기간 동안 최대 40%까지 밀릴 수 있다며 "(관련 숏베팅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당시보다 훨씬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은행권 부실 판단, 평가절하 이후 확신

헤이먼 캐피탈은 지난해 중국의 은행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만기가 지난 대출 규모가 급격히 확대돼 인민은행이 시중은행 자본증강을 위해 수조 달러에 달하는 위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란 판단을 내리고 위안화 약세 베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 시중은행의 만기 미상환 대출 규모는 전체의 2% 정도인데 갈수록 그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신문은 관련 소식통들을 인용해 억만장자 트레이더 스탠리 드럭큰밀러와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빗 테퍼, 데이비드 아인혼이 이끄는 그린라이트 캐피탈 등도 위안화 약세를 점친 투자 포지션을 취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들의 위안화 숏베팅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기습 인하한 작년 8월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인민은행의 일회성 평가절하 조치로 당국이 결국에는 '슈퍼달러와의 디커플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확신이 고조된 탓이다.

위안화 추가 약세 기대감은 중국인들과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을 가속화해 가뜩이나 경제 연착륙 유도와 금융기관 부채 해결, 소비 주도 경제로의 전환 과제 등으로 정신이 없는 중국 당국을 더욱 난감하게 하고 있다.

◆ 소로스 경고에 중국 격렬한 반발

조지 소로스 회장. <출처 : XINHUA/뉴시스>

위안화를 둘러싼 당국과의 신경전은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 경착륙이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밝힌 조지 소로스의 언급으로 한층 고조됐다.

며칠 뒤 신화통신이 논평을 통해 중국 통화당국이 위안화 가치 안정을 위해 효과적인 조치들을 취할 것이므로 위안화에 대한 급격한 투기세력 공격은 심각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일부 펀드들이 위안화 베팅을 보류하는 등 전세 역전 신호도 잠시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위안화를 둘러싼 당국과의 승부가 헤지펀드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온 모습이다.

스코긴 자산운용과 칼라일그룹 등이 위안화 숏베팅으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머징소버린그룹이 운용하는 헤지펀드 넥서스는 대규모 위안화 약세 베팅 덕분에 올 1월 중에만 20% 넘게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드러큰밀러의 경우 자신이 운용하는 포인트스테이트 헤지펀드가 위안화 베팅에 힘입어 지난해 15% 정도 상승했고 올 1월 중순까지 5% 넘게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작년 8월 이후 중국 당국은 위안화 안정과 자금유출 방어를 위해 역내 위안화 파생 거래에 20%의 지준율 제한을 도입하는 등 조치들을 취하고 있지만, 시장 자율에 맡기지 않고 당국이 직접 통화가치 방어에 나서는 방식은 상당한 리스크를 수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 1월 인민은행이 역외 시장서 위안화 약세 방지를 위해 위안화 매수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홍콩 은행간 하루짜리 위안화 대출금리인 하이보(Hibor) 금리가 폭등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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