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채권시장에선 이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확신에 가까운 기대심리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일째 사상 최저기록을 경신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 관심이 쏠려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0.9bp 하락한 1.516%로 마감했다. 이로서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지난달 29일 이후 3일 연속 사상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1.5%에 바짝 붙어버렸다.
일본에 이어 대만도 콜금리를 인하하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월에 금리 추가인상을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은 금리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외국의 통화완화정책 외에 국내 경제지표도 이같은 베팅을 뒷받침한다. 우선 1월 수출이 '쇼크'라 불러도 될 만큼 시장예상치에 못 미쳤다.(전년 동기 대비 -18.5%, 6년 5개월만 최저). 1월 소비자물가지수 또한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에 그쳤다. 앞서 발표된 지난해 4분기와 연간 GDP 성장률도 각각 0.6%와 2.6%였다. 새해들어 우려했던 '소비 절벽'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기가 하반기에 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명분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는 정부지출을 확대한다고 했으니까, 경기부양책 마련이 마땅찮은 2분기쯤 통화정책 카드를 내밀 것으로 보인다"며 "4월 수정경제전망 하향조정하면서 2분기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통화정책 필요성이 많이 부각되고 있다"며 "2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 나오고 나서 3월쯤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
하지만 섣불리 기준금리를 내리기엔 리스크가 크다는 반론도 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금리가 떨어지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며 "외자유출 리스크과 가계부채 문제를 고려해볼 때 연내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할 수 있는 자산 규모가 크지 않다"며 "마이너스 금리는 엔화강세 기대를 차단하기 위함이지 실질적인 엔화약세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그널'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한국은행도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