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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묶인 연준? 신용시장은 ‘전시상황’

기사등록 : 2016-02-05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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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C 등급 회사채 수익률 20%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국내외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긴축 발목이 잡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신용시장의 긴장감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신용등급 CCC 이하의 회사채 수익률이 6년만에 20% 선을 뚫고 올랐다. 투자자들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꺾였지만 신용시장의 한파를 진정시키기에는 힘이 달리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CCC 이하 정크등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의 수익률이 20%를 웃돌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됐던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엑소더스’를 이룬 데 따른 결과로, 지난 3년간 고수익률을 추구하며 하이일드 본드를 적극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부메랑을 맞았다.

상품 가격의 추세적인 하락과 이에 따라 에너지 섹터 및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들의 디폴트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판단이 ‘팔자’를 부추기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크본드의 투자 매력이 갈수록 저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익률 상승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매튜 미쉬 UBS 신용 전략가는 “신규로 발행하는 채권을 중심으로 정크 등급의 회사채 투자 수요가 꺾이는 정황이 날로 분명해진다”며 “사상 최저금리에 반사이익을 봤던 채권이 가장 크게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점차 고조되는 상환 압박에 긴장하는 표정이다. 시장조사 업체 리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정크본드 관련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2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론카 제프코스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레버리지가 높은 기업들을 필두로 파산과 디폴트가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석유 가스 업계가 파란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TCW에 따르면 하이일드 본드 가운데 스프레드가 1%포인트 이하인 회사채는 1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약 20%의 채권은 스프레드가 평균 대비 500bp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CC 등급의 회사채는 연초 이후 3.9%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5% 급락한 데 이어 가파른 내림세를 지속한 셈이다.

사정은 은행권도 마찬가지다. 미국 은행권은 지난해 4분기까지 2분기 연속 민간 기업의 대출 여건을 강화했다. 이는 2009년 말 이후 최장 기록이다.

한편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은 연준의 정책자들도 예의주시하는 문제다. 자금시장의 금리 상승과 스프레드 급등이 실물경기로 파장을 확산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로버트 카플란 달라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신용시장의 여건이 거시경제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며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앞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에 따른 실물경제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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