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규 기자] 15일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1%넘게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위안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16일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2% 올린(위안화 가치 절하) 달러당 6.5130위안으로 고시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중국 현물시장에서 15일 위안화 가치가 1.24%나 급등한 뒤 당국이 환율안정에 들어가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위안화 환율정책, 진퇴양난 속 위안화 약세 예상
전문가들은 설 이후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해 “예견된 일이었다”면서도 중국이 위안화 환율 정책을 결정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위안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 자본이탈이 가속화하고 중국 A주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게 되고 거꾸로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중국이 지난 1달간 외환보유고 축소를 감행하면서 얻었던 이익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중국은 위안화 가치 급등으로 글로벌 헤지펀드 셀차이나 세력을 강하게 응징했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추세적으로는 위안화 가치가 약세로 접어들면서 달러/위안 환율이 6.51~6.52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레딧스위스와 소시에테제네랄은 이번 주 위안화 환율이 각각 달러당 6.52, 6.523까지 상승(위안화 평가절하)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이 6.52까지 상승한다면 위안화 가치는 설 연휴 전인 2월 5일 6.5314에 비해 0.17% 오르는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 역시 중국의 저조했던 1월 무역수지를 예로 들면서 위안화 환율 상승(평가절하)을 예상했다.
지난 1월 중국 무역수지는 불황형 무역흑자를 이어갔다. 위안화 기준 수입이 14.4%나 하락했고,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6.6% 감소하며 한달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딩즈졔(丁誌傑)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15일의 위안화 평가절상은 지난 한 달간 절하됐던 위안화 가치의 정상화일 뿐, 실질적인 위안화 강세로 볼 수 없다”면서 당분간 소폭의 평가절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경기부양을 위해서도 일정부분의 환율 상승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정부, 환율 시장화 강조하면서도 관리기능 유지
전문가들은 변동환율제를 통한 위안화의 시장화가 이어지겠지만, 중국 인민은행이 환율 관리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딩즈졔 교수는 중국 제일재경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외환관리국(SAFE)이 발표한 개인 외환파생상품 거래제한 완화를 언급하면서 “중국 환율개혁이 시장화로 나아가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한 외환관리국은 지난 4일 적격 외국인 기관 투자(QFII)의 한도를 증대하면서, 매각제한기간을 기존 1년에서 3개월로 축소했다.
중국 외환관리국<사진=바이두> |
지난 1월 인민은행 수석경제학자 마쥔은 “통화바스켓에 대한 연계를 강화해 안정적인 위안화 흐름을 견지하는 게 당국의 주요 정책기조”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변동환율제를 통한 시장화 흐름에서도 인민은행의 강력한 환율개입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지난 14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가치 하락이 지속될 이유가 없다고 발언한 후 15일 위안화 가치가 급등했다.
저우 행장은 이날 “글로벌 투기세력의 악의적인 셀차이나 움직임이 포착되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