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통화 약세와 물가 상승 유도를 위해 도입한 선진국의 마이너스금리 정책(NIRP)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미국과 영국이 시행했던 자산매입 프로그램, 이른바 양적완화(QE)에서는 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지난 17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보고서의 분석에 의하면, 선진국들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한 달 간 해당국의 통화 방향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기대감, 주가 상승률을 살펴본 결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효과는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금리는 덴마크 중앙은행이 2012년 7월 처음 도입했으며 이후 유럽 중앙은행(2014년 7월), 스위스(2014년 12월), 스웨덴(2015년 2월), 일본(2016년 1월)이 뒤를 따랐다.
주요국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정책 효과 <자료=BAML, FT재인용> |
BAML은 일본은행(BOJ)을 예로 들며,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 한 달 간 브레이크이븐인플레율(BEI)은 38bp(1bp=0.01%포인트) 떨어진 반면, 엔화 값은 달러에 대해 3.9% 올랐다고 지적했다.
BEI는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10년 만기 보통 국채와 같은 만기의 물가연동국채 간의 금리 차이로 도출한다.
BAML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ECB는 2014년 여름에 마이너스 예치금 금리를 도입했는데, 도입한 직후 5년 BEI는 한 달 동안 51bps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인 1.46%를 기록했다.
예치금 금리를 마이너스(-)0.3%로 추가 인하했던 12월 초에도 5년 BEI는 38bps 추가 하락했다. 반면 이 기간 유로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5.1% 상승했다.
BAML의 분석가들은 "이 같은 결과는 마이너스 금리가 오히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훼손시킨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양적완화(QE) 이후에서는 다소 다른 분석이 나왔다. 일본, 유로존 등이 QE를 도입한 이후 직후 한 달 간은 물가 상승 기대감과 통화 약세 효과가 관찰됐다.
BAML은 "이같이 정책 효과가 상반돼 나온 이유는 시장에서 마이너스금리 시행을 중앙은행이 정책 카드를 소진한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면서 "중앙은행 부양책의 효과가 계속 감소할 경우, 위험 회피 심리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국 양적완화(QE) 도입 이후 정책 효과 <자료=BAML, FT재인용>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