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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에라 기자] "미술품을 사기 전에 작가랑 대화를 해보세요. 죽을 때까지 작품 활동을 하겠다는 작가의 작품을 사야 합니다. 기업이랑 똑같습니다. 기업도 사업의 영속성을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하니깐요."
서울 강남 대치동에 위치한 한 은행의 PB센터 회의실에 10여명의 VIP 고객들이 모였다. 주로 50~60대 중장년층들이다. 이들은 마치 대학생들처럼 강사의 말에 귀기울였다. 강의에 나온 작가와 작품이 익숙한 듯 고개를 끄덕이기도하고, 프레젠테이션(PT) 속 화면에 나온 작품을 촬영하며 감상하기도 했다.
KEB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PB센터가 지난 24일 오후에 개최한 '일상에서 만나는 미술품' 강의 현장이다. 강사인 이슬기씨는 자산운용사 HnA 파트너스에서 아트 어드바이저로 활동 중인 전문가다. 소더비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에서 아트 비즈니스를 공부하고, 선화예술문화재단에서 큐레이터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 어드바이저는 작품을 선택할 때 작가의 작품활동 지속 여부가 큰 변수라고 조언했다. 오랫동안 활동할 의지가 없는 작가의 작품은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는 "예전에는 영화 속에 나오는 작품은 대부분 가품이었지만, 최근에는 진품을 활용한다"며 "좋은 작품을 가지고 있을 경우 렌트를 해주고 렌트비를 받는 것도 괜찮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내 작가와 해외 유명 팝아티스트 등 몇몇에 대한 작품과 히스토리를 소개했다.
지난 24일 KEB하나은행 대치동 PB센터에서 '일상에서 만나는 미술품'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 =이에라 기자> |
세계적인 미술작품을 만들어낸 영국인 여성작가 트레이시 에민의 작품 가격을 소개하자 PB고객들 모두 탄성을 자아냈다.
트레이시 에민의 자전적 설치작품 '내 침대'는 뉴욕 리만 머핀 갤러리에서 3억원에 구입했지만, 2014년 런던에서 43억원에 팔렸다.
'내 침대'는 빈 술명과 담배꽁초, 속옷, 쓰레기 심지어 콘돔까지 그대로 올려두며 자신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 설치작품이다.
국내 가수 윤종신의 앨범을 콜라보레이션 한 세계적 아티스트 존원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이자 천재 아티스트라 호평받는 존원은 '윤종신 월간 1월호' 앨범에서 '처음'이라는 테마로 그래피티에 참여했다.
거액자산가들이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높이자 금융회사 PB센터들이 관련한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일명 '아트 재테크'다. 단순히 시장 상황이나 상품 설명만 나열했던 세미나를 벗어나 이제는 미술, 예술 등 문화와 투자가 결합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PB센터 안에 유명 작가의 작품을 들여놓는다. KEB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 PB센터에도 화분을 만드는 조형미술 거장 '장 피에르 레이노'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 작가의 작품은 과거 하나은행 '빅팟' 광고에 등장한 강렬한 붉은색 화분으로 화제가 됐다.
김영호 KEB하나은행 대치동 PB센터장은 "정기적으로 예술 등 문화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해 관심있는 PB고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며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PB고객들은 세미나에 대해서도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