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SPP조선 매각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SM그룹이 제시한 무담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과 매각가 협상을 두고 채권단과의 이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RG(Refund Guarantee)는 조선업체가 선주로부터 선수금을 받기 위해 필요한 금융사의 보증으로, 조선업체가 배를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지불하는 방식이다.
MR탱커 전경 <사진=SPP조선> |
29일 금융권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SPP조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라마이더스(SM)그룹과 채권단의 업무협약(MOU)이 이달 중순경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협상내용을 놓고 의견이 서로 엇갈리면서 MOU는 결국 다음달로 넘어가게 됐다.
주요 쟁점은 RG 발급 문제다. 앞서 SM그룹은 채권단에 인수 후 3년간 담보 없이 RG 발급을 보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조선사를 처음 인수하는 SM그룹으로서는 초기 운영에 대한 부담으로 금융 지원 차원에서 채권단의 도움을 필요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SM그룹이 내놓은 인수조건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거절했다. 특히 RG 발급에서는 선박의 척수 및 이행 기간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RG발급 및 매각대금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놓고 SM그룹과 협의 중"이라며 "우리가 수행 가능한 수준으로 들어온다면 이번주라도 MOU를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대금도 세부사항을 놓고 이견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M그룹은 1000억원의 유상증자와 2000억원의 부채를 떠안는 식으로 3000억원 가량을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거부로 공은 다시 SM그룹에게 넘어오게 됐다. SM그룹은 SPP조선 인수를 위해 대형회계법인인 딜로이트안진에 자문을 맡기는 등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어 주요 쟁점인 RG발급 요건을 변경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SPP조선은 수익이 나는 선박에 대한 RG발급이 허용되면서 수주 재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약 반년간의 작업공백이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인 조선소 운영을 위해서는 향후 2~3년간은 채권단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