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마크 파버가 주가 랠리를 점쳐 관심을 끌고 있다.
소위 ‘닥터 둠’으로 꼽히는 그는 2일(현지시각) CNBC에 출연해 주식시장이 극심한 과매도 상태라고 진단하고,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닥터둠' 마크 파버. <출처 : 뉴시스> |
지난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사태를 예측한 것을 포함해 금융시장과 거시경제 관련 ‘쓴소리’와 ‘악역’을 도맡았던 그가 주식시장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제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증시 랠리가 단기적인 흐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버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달 주식시장의 과매도가 극심한 수준으로 치달았다”며 “펀더멘털보다 과매도를 빌미로 주가가 강한 랠리를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S&P500 지수는 0.42% 하락하며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는 연초를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지수 낙폭은 완만했지만 모멘텀 종목을 포함해 일부 섹터는 가파르게 내리 꽂혔다. 파버는 “에너지 섹터가 10~20% 정도는 쉽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S&P50 지수가 2050까지 뛸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수가 신고점을 세울 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최고치 경신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지극히 소수의 종목이 이를 주도할 것이라고 파버는 예상했다.
그는 단기적인 주가 상승 여지를 열어 뒀지만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경계하는 시각을 강하게 드러냈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가 일제히 하강 기류를 타고 있고, 미국 경제가 외부 악재와 무관하게 ‘나홀로 성장’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증시 주변에 파버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들이 등장해 ‘닥터 둠’의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증시의 대표적인 악재였던 국제 유가의 반등이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지난달 하순부터 완만하게 상승세를 유지하며 이날 장중 배럴당 35달러 선을 뚫고 올랐다.
이 밖에 상품 가격도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구리 가격이 런던금속거래소에서 톤 당 4794달러에 거래돼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 투자자들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중국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진정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르고노트의 헬렌 루 애널리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보다 구체적인 경제 목표와 13차 5개년 경제 계획이 상품 수요 증가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