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뉴욕 증시가 연초 저점에서 9% 급등하며 날갯짓을 하는 것은, 채권시장에 먼저 훈풍이 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얼었던 회사채 발행 시장이 풀리면서, 그 자금이 증시에도 유입돼 주식시장의 반등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4일 월가 투자자문회사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BIG)은 하이일드채를 중심으로 뉴욕 회사채 시장이 살아나면서 미국과 유럽의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수년간 뉴욕 증시 강세를 이끌어온 중요한 동력은 자사주 매입이었다. 또한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면서 두 시장 간 상관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S&P500 지수 내 우량 상장기업들은 지난 2010년 이후 2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했다. 이들 중 자사주 매입을 가장 많이 한 70%의 기업은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결국 자사주 매입을 지속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의존하게 됐다.
바클레이즈의 조나단 글리오나 주식 부문 전략가는 "부채에 의존한 자사주 매입은 채권시장 상황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 때에만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 하이일드 지수의 옵션조정 스프레드 추이 <출처=BofA-메릴린치> |
최근 미국 채권시장이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는 것이 자사주 매입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신용스프레드는 미 국채 수익률과 회사채 수익률의 차이를 뜻하는데, 이것이 축소되는 것은 회사채 가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채권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산출하는 미국 하이일드채권 옵션조정 스프레드는 지난달 11일에 887베이시스포인트(1bp=0.01%)까지 확대됐으나, 월말에 768bp로 100bp 넘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하이일드채권 투자수익률이 높아지자 관련 펀드에도 자금이 몰렸다. 2주 반 동안 관련 투자수익률은 4.24%로 1월 상반월의 3.85% 손실을 모두 만회했다.
글로벌 펀드 평가사 리퍼(Lipper)에 따르면 하이일드채권형 뮤추얼펀드에는 지난달 18부터 24일까지 1주일 동안 27억달러 자금이 순유입됐다. 앞선 주간 6500만달러 순유입에 비해 대폭 증가한 규모다. 이에 앞선 3주 연속 투자자금 순유출에 비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뉴욕 증시는 지난달 11일 기록했던 저점에서 9% 가량 급등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윌셔 어소시에이츠는 이를 통해 주주가치가 1조9000억달러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