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지혜 기자]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비전과의 합병 후 32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나선다고 밝히자 지상파 방송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정부의 인허가를 받기 위한 '면피용 약속'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8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방송협회는 SK브로드밴드가 이날 발표한 투자 계획이 지난해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을 예고하며 밝혔던 내용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외형만 다소 커졌을 뿐, 공익성 담보를 위한 조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협회 측은 "이번 계획은 자신들이 구축하는 미디어 유통플랫폼에 콘텐츠를 조달하는 방법을 장황하게 설명한 것"이라며 "SK텔레콤 중심의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다. 

또한 과거 IPTV 출범 당시 SK텔레콤이 약속한 콘텐츠 투자 계획도 이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협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당시 5년간 5000억원 이상을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협회는 "단순한 공약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토론을 통해 관련 사업자 및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날 CJ헬로비전과의 합병 후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32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지상파 방송사들은 정부 승인을 위한 '면피용 발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심지혜 기자>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