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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승환 기자] 지난해 중국증시 광풍을 일으켰던 장외 대출이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 유입돼 있는 장외 대출 자금의 규모가 1조위안(18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선전, 상하이 등 1선 대도시의 부동산 투자 열기가 고조된 가운데 장외 대출 ‘페이즈(配資)’를 통한 고(高) 레버리지 투자가 성행하고 있다고 8일 전했다.
페이즈란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이 아닌 온라인 대출, P2P 등 장외 자금시장을 통해 투자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말한다. 페이즈 업체들은 은행, 증권사 등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적용하며 동시에 증거금 대비 더 많은 자금을 대출해주고 있다.
이 같은 장외대출은 지난해 중국 증시의 불마켓 흐름에 편승해 크게 성행한 뒤 중국 정부의 철퇴를 맞아 자취를 감췄었다. 이 과정에서 장외 대출 자금이 증시에서 대거 빠져나가면서 증시 폭락의 단초를 제공했다. 당시 페이즈 업체들은 투자자들에게 예치금 대비 최대 8배의 투자자금을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바이두(百度)> |
주식시장의 페이즈가 주식 투자금 대출에 한정됐던 반면,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대출, P2P, 부동산 공동 투자 등 복잡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장외 대출 제공 업체도 부동산 중계업체, 부동산 개발상, 소액 대출 업체, 핀테크 업체 등으로 다양화하는 추세다.
이중 가장 성행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대출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통상 보유자금 대비 최대 10배에 달하는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비율이 20%인 지역에서 10억원의 주택을 구매 할 경우, 장외 대출 업체를 통해 주택담보대출 계약금의 절반인 1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즉, 수중에 1억원이 있으면 10억위안의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중국 금융전문 매체 월스트릿 견문은 “은행권 주택담보 대출과 장외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대출을 동시에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이를 통해 보유자금 대비 최대 20배에 달하는 주택에 투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통한 장외 공동 투자에 나설 경우 단돈 1000위안만 가지고 부동산 투자에 나설 수 있다.
중국 부동산 업계는 현재 시장에 유입된 장외 대출 자금이 최대 1조위안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화하시보에 따르면 현재 중국 부동산 거래의 30%가 금융기관이 아닌 중개업체를 통해 이뤄지는 고 레버리지 투자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 장외 대출자금이 유입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은 자산규모가 크고 주식과 달리 환금성이 낮아 단기투자에 적합하지 않고, 그만큼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부동산 시장의 한 전문가는 “주식시장에서의 레버리지 투자는 투자자가 리스크를 주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반면, 부동산 시장에서는 일단 가격이 하락하면 피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