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오늘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금리인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마이너스금리 정책의 역효과를 우려하는 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출처:AP/뉴시스] |
9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ECB 정책회의에서 지급준비금 부리 이자율이 마이너스 0.4%로 더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이 마이너스 금리 부작용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에어스테방크 CEO 안드레아스 트라이흘은 ECB의 추가 금리 인하는 자산 거품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을 방해하고 예금자들에게 부담을 지워 사회 격차를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도 큰 효과를 나타내진 못할 것이라며 "소비를 촉진시키기보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현금을 집이나 극도로 낮은 금리에라도 그냥 묻어두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탄데르은행 최고재무책임자 호세 가르시아 칸테라는 금리가 추가 인하되면 일단 은행 수익성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고 강조했다.
ECB가 은행권 보호를 위해 일본처럼 다중 금리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이 역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효과를 희석시킬 수 있으며, 나아가 은행 수익성 보호가 중앙은행의 의무가 아니라는 비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UBS의 세르지오 에르모티 CE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들이 수익을 창출해야 하다 보니 수익성이 높은 모기지 대출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들 역시 저금리 환경에서 수익 사냥은 더 가속화된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ECB가 금리를 10bp 인하하고 내년 유로존 은행 수익은 5%가 감소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방카 몬테 데이 파스치 디 시에나(BMPS)와 스페인 방코포퓰라르 등 유럽 주변국 은행들이 가장 민감한 상황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다.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금융업계는 부담을 어디론가 전가해야 하지만, 예금자에게 부담을 주면 금융시스템 전반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다만 최근에는 보험사들이 초장기 국채 비중을 늘리거나 은행이 장기 모기지대출금리를 높이는 식으로 일부 위험을 감수하거나 부담전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