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현대상선 구조조정의 운명을 결정할 첫번째 시험대인 사채권자회의가 17일 열린다. 회사채시장에서는 낙관론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간 전사차원에서 채권자 설득작업을 진행해온 당사자 현대상선은 예단할 수 없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사진=현대상선> |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연지동 사옥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 오는 4월 7일 만기도래하는 공모사채 1200억원에 대한 만기를 3개월 연장하는 안건이다.
이날 집회 결과는 18일 열리는 현대상선 주주총회의 보통주 7주를 1주로 병합 안건, 이후 용선료 인하 협상, 채권단 출자전환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날 만기연장을 결정하는 회사채(176-2)는 지난 2011년에 연 6.05% 금리로 발행됐다. 지역농협(옛 단위농협)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기관에서 75%이상를 보유하고 있다. 5억원 내외 규모를 보유한 채권자가 150곳 내외이고, 개인투자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사채권자집회에서 의사결정은 채권금액 기준으로 1/3이상이 참석하고, 참석자의 2/3 이상이 찬성해야 이뤄진다. 지난 9일 기준으로 사채권자집회 참석하겠다는 채권자가 금액기준으로 50%를 넘어 사채권자집회 개최요건은 충족됐다.
IB업계에서는 지역농협이나 신협 등은 개인투자자의 속성도 있지만 상황인식을 함께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돼 있다고 보고있다. 이날 회의에서 만기연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편이다.
한 회사채 전문가는 "이번 집회의 대상 회사채 규모가 1200억인데 그중 900억원(75%)이상이 지역농협이나 신협 등에서 보유하고 있어 개별설득이 가능했을 것으로 본다"며 "최악은 면하고 구조조정의 다른 측면을 지켜볼 시간을 버는 쪽으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며 우려도 있다. 자기 돈을 늦게 갚겠다는데 흔쾌히 찬성할 사람이 어딨냐는 얘기다. 현대상선이 그간 설득과정을 진행하면서 쉽게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는 후문도 나온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사채권자들의 협조적 결정을 기대하고 있지만 사채권자들의 의사를 존중할 수 밖에 없고 정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