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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정연주 기자] ㈜한화가 최근 발행한 회사채의 절반 이상을 개인 투자자들이 산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등급이 A0로 크게 낮지 않고, 대기업 후광효과가 있는데다 2%후반대의 높은 금리가 포인트였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화가 발행한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 중 600억원을 개인투자자가 매수했다. 나머지 400억원은 산업은행을 통해 소화됐다. 당시 발행 금리는 연 3.114%.
A증권사는 한화 회사채를 개인 고객에 2.9% 수준에서 판매했다. 발행금리 대비 -20bp 수준이다.
증권사 리테일 담당자는 "개인 고객중 회사채 관련 수요층이 두터운 편이 아니라 많은 세일즈를 일으키기 쉽지 않고, 스프레드로 볼 때 개인들이 요구하는 금리대를 맞추기 역시 어렵다"며 "한화 회사채는 네임밸류도 갖췄고 통상 2.5~3% 수준이면 리테일에 소화되기 나쁘지 않은 금리대로 판단된다는 점이 고려된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은 투자에 심사숙고하는 분위기다. 우선 ㈜한화 등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대부분 최근 기관들이 꺼려하는 A급에 머물러 있다. 차입금 비중이 전반적으로 높다는 점도 문제다. 작년 9월말 기준 ㈜한화의 차입금은 2조9000억원에 달한다.
㈜한화와 함께 그룹내 핵심 계열사인 한화케미칼도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00% 증가했음에도 2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갖고 있다. 또 한화큐셀 등 자회사 지원 부담도 안고있다. 실제 최근 1000억원 어치 회사채 발행에 앞선 수요예측에서 130억원이 미달됐다.
인수합병(M&A) 이슈도 일부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지적이다. 한화가 지난해 삼성과의 빅딜로 몸집을 키운 게 보수적인 IB업계에선 불안요인으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선 호응도가 높지 않은 물량"이라며 "아예 포트폴리오에서 한화를 뺀 기관이 꽤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만큼의 실적이 계속 나온다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업황이 뒷받침해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한화는 후계구도의 불안정성, M&A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 의구심이 여전하다"며 "사업 다각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시적인 차입금 감축이 필요해 보이며 올해도 그룹사들이 안정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그룹 회사채 재평가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