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완화 기조에도 미국 단기 자금시장이 극심한 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다.
프라이머리 딜러를 통한 재무부 증권 레포 거래의 실패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이른 것.
레포시장은 금융권이 하루짜리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핵심 창구라는 측면에서 최근 상황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투자가들은 레포시장의 한파가 결국 채권 거래를 강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21일(현지시각) 뉴욕연방준비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한 달 사이 프라이머리 딜러를 통한 국채 레포거래 실패율이 약 13%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7%에서 수직 상승한 수치이며, 미국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던 2008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레포 거래는 금융회사들이 초단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머니마켓펀드나 뮤추얼펀드 업체가 증권사를 포함한 그 밖에 금융 중개업체에 단기 여신을 제공하고, 되사는 조건으로 국채를 포함한 증권을 담보물로 받는다.
레포 거래에서 인기 있는 증권이 줄어든 데 따라 헤지펀드를 포함한 금융업체들이 특정 증권을 되사는 데 발생하는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
이 밖에 재무부의 국채 발행 감소도 레포 거래를 압박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 은행권에 특정 증권의 보유 비중을 축소하도록 유도하는 규제 역시 레포 시장의 악재로 꼽힌다.
업계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들은 레포 거래의 문제가 채권을 필두로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보다 광범위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이 경우 민간 기업과 정부의 자금 조달이 난항을 겪을 수 있고, 잘못된 경제 시그널을 보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시장 금리 상승 압박을 가해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연준은 지난주 회의에서 연말까지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마크 카바나 채권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통해 “딜러들이 대차대조표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놓고 깊이 갈등하고 있다”며 “정책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는 더욱 복잡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