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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에라 기자] 가파르게 반등하고 있는 국제원유 가격에 큰 손 '슈퍼리치'들이 베팅하고 있다. 40달러대를 회복한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슈퍼리치들은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은 물론이고 제한된 수준까지 상승해야만 수익이 극대화되는 구조의 파생결합사채(DLB)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번 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형 DLS 발행규모는 지난 24일 기준 23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발행규모인 80억원에 비해 3배나 증가한 것.
지난해 6월 배럴당 60달러대였던 WTI가 연말에 반토막 나자 금년초 DLS 발행도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회복세와 맞물려 발행량이 크게 늘고 있다.
원유가격이 오를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ETF와 ETN 거래량도 뛰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원유선물ETF는 지난달 이후 일평균 거래량이 225만2260주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100만주 이상 급증한 것.
지난달 상장한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현재까지 수익률이 50% 수준이고, 일별 거래량도 크게 뛰었다. 최근 10일간 일별 평균 거래량은 17만3800여주로 직전 10거래일 대비 3만주 이상 늘었다.
최근 서울 강남의 증권사 PB센터에서는 한 사업가가 수십억원을 원유 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십여억원 규모의 원유펀드에 투자했던 이 사업가는 유가가 일정 수준까지 상승하면 수익이 최대로 커지는 구조의 DLB를 택했다. 2년 후 만기 평가가격이 최초 기준가격 이상이되 일정 수준을 초과하지 하지 않으면 최대 30% 이상의 수익도 가능한 구조다.
한 대형 증권사 PB는 "유가가 30달러 수준으로 내려오자 '이제는 유가에 투자해도 되지 않겠냐'는 문의가 많았다"며 "올해 선물 기준으로 유가가 40~5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에 유가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검토할만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은행과 증권사 PB센터도 앞다퉈 차별화된 신상품을 준비 중이다.
대우증권은 오는 28일부터 PB센터 등을 통해 원유생산 기업에 분할매수 전략을 구사하는 'KB미국원유생산기업 다이나믹펀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로 된다. 미국에 상장된 원유, 가스 탐사 및 생산하는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이 펀드는 수익률이 하락하면 저가 분할매수하는 등 수익 달성에 따라 적절한 리밸런싱을 하는 게 특징이다. KStar미국원유생산기업ETF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0%를 웃돌고 있다.
서재연 대우증권 PB클래스갤러리아 이사는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롤오버 비용 때문에 유가가 2배 올라도 수익이 똑같이 2배 나지 않는다"며 "유가 상승을 따라갈 수 있는 원유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적절한 투자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서 이사는 "원유가 장기적으로 보면 올라갈 것 같지만, 폭락될까 불안한 경우에는 분할매수 관점의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 상승기에는 생산기업 ETF가 120% 가량 상승했지만, 선물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은 20%대에 그쳤다. 이는 지난 3년간 원유 선물, 원유 생산기업 수익률과 3배 연동되는 ETF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