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외환보유액 확충부터 통화 스왑까지 이머징마켓의 중앙은행은 물론이고 수출 업체까지 가세해 미국 금융위기 이후로 다각도의 금융 안전망을 설치했지만 실상 외풍을 막아내는 데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흥국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여전히 글로벌 경제 전반의 하강에 취약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인도 루피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28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은 실무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진단하고, 시스템 측면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2009년 미국 금융위기와 글로벌 경제 대침체 이후 신흥국이 외환보유액을 대폭 확충했고, 전방위 통화 스왑을 통해 외부 충격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차단하기 위한 사전 조치를 취했지만 이는 정작 선진국 경제에 반사이익을 제공했을 뿐 신흥국에 보호막을 제공하지 못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스위스가 주축이 된 스왑 계약은 선진국의 금융시스템 위기를 차단하는 데 효과를 냈지만 이머징마켓의 경우 스왑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을 통해 목격한 것처럼 상당수의 신흥국은 외부 변수가 불거질 경우 여전히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IMF는 미국 금융위기 이후 마련된 기존의 안전망은 지나치게 분산된 데다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고,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외환보유액을 확대하는 과정에 발생한 비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IMF가 제공할 수 있는 여신 풀이 1조달러에 이르지만 이를 이용할 경우 금융시장과 정치적인 오명이 발생할 수 있고, 승인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자금 지원을 받을 때 투자자들 사이에 오명을 얻어 또 다른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기존의 시스템 오류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IMF는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된 내용은 주요국 중앙은행 정책자들 사이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이에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달 이머징마켓이 외부 쇼크에 대처하는 데 지원하기 위해 예방 차원의 정책 수단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