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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베이징 집 팔아 호주 집 산다

기사등록 : 2016-03-3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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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지원 집중된 1자녀, 시장 불안 '상관 안 해'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인들이 베이징 등 대도시에 보유하던 집을 팔고 호주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30일 자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로 폐지된 '1자녀 정책' 세대인 20~30대 중국인이 부모의 금전적 지원을 받은 덕분에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에도 개의치 않고 호주 부동산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호주 부동산업체 맥그래스는 호주 부동산 매입에 나선 중국인들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살고 있는 가족의 재정적 도움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시드니 지역에 매물로 나온 한 주택을 둘러보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출처=블룸버그>

중국에서는 자녀가 분가할 때 부모가 집을 사주는 경우가 흔한데,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의 주요 대도시 집값이 계속 급등한 덕분에 부모세대 지갑사정이 두둑해진 점이 자녀들의 호주 부동산 투자를 용이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자금유출을 단속하고는 있지만 감시망을 피해 해외로 송금할 채널이 열려있다는 점도 호주 부동산 매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중국인들이 호주 부동산을 선호하는 이유는 가격 대비 주택 여건과 주변 환경이 양호하다는 데 있다.

작년 11월 멜버른에 위치한 방3개짜리 주택 입찰에서 60여명의 입찰자를 꺾고 93만호주달러(약 8억여원)에 낙찰 받은 한 판통 씨는 "베이징의 작은 아파트에 비해 호주 주택이 훨씬 더 싸고, 크며 품질도 훨씬 좋다"며 "베이징에서는 이 가격으로 (이번에 매입한) 정원이 딸린 미국식 주택에 사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라고 말했다.

부모가 베이징에 소유한 방2개짜리 아파트를 810만위안(14억3000만원)에 팔아 마련한 돈으로 멜버른 집 값을 해결했다는 그는 "부모님이 주신 자금을 물가나 환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차원에서도 호주 주택 매입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부모님이 호주로 와서 함께 살게 되면 이 집을 팔아 부모님이 은퇴하고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금융시장 불안? "남 얘기"

작년 8월 인민은행의 위안화 기습 평가절하로 중국증시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폭락했음에도 중국인들의 호주 부동산 수요는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

맥그래스가 지난 2013년 중국 지사를 설립한 뒤 현지에서 성사시킨 호주부동산 매매 액수는 1억4000만호주달러에 달할 정도로 호주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뜨겁다.

중국에 연고를 둔 외국인들의 매입으로 호주 주요도시 주택 가격은 지난 7년에 걸쳐 55% 가까이 치솟았고, 코어로직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 시드니 주택 중간가격은 80만호주달러(약 7억288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인들이 끌어 올린 집값 때문에 호주 현지인들의 주택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자 호주 정부는 외국인들의 주택 매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작년에는 외국인의 불법 부동산 매입 27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식지 않은 매입 열기에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광고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AMP캐피탈 수석 이코노미스트 셰인 올리버는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중국인 주택 매입은 5년 전보다 훨씬 늘어난 수준"이라며 "중국 대륙과 호주에 사는 중국인들로부터의 수요는 호주 부동산 시장과 건설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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