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1분기 글로벌 채권시장이 20년래 최대 랠리를 연출했다.
시가총액이 무려 2조달러 불어나는 등 기록이 속출한 가운데 국채부터 회사채까지 전례 없는 호황을 나타냈다.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근거로 채권 비중 축소를 권고했던 투자가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달러 <출처=블룸버그통신> |
31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집계에 따르면 전세계 채권시장이 올해 1분기 3.1%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지난 1996년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시가총액은 2조달러 이상 불어났다.
연초부터 중국발 충격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데다 상품 가격 급락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크게 고조되면서 국채를 중심으로 우량 채권에 ‘사자’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자산 매입도 채권 가격 상승에 크게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 전략가들의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연초까지만 해도 월가의 투자가들은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4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예고한대로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것.
하지만 실상 10년물 수익률은 1.80% 내외에서 거래되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말 2.27%에서 상당폭 하락한 수치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에 유동성이 밀물을 이룬 데 따라 관련 국채시장이 1분기 3.7%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다.
전세계 국채 가운데 1분기 상승률 선두에 이름을 올린 곳은 독일과 벨기에, 덴마크, 일본 그리고 영국으로 집계됐다. 이들 국가의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영국을 제외하고 일제히 0%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국채에 이어 두각을 나타낸 것은 투자등급 회사채다. 우량 회사채 시장은 1분기 3.1%의 총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버라이존의 회사채가 7.1%에 달하는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국채 대비 글로벌 회사채의 수익률 프리미엄은 지난 2월 중순 1.75%포인트에서 최근 1.47%포인트로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의 ‘잔치’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이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로 전환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는 데다 인플레이션 역시 저조하기 때문이다.
로버트 팁 뉴워크 최고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이라며 “저금리가 지속돼야 할 이유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연말 1.9%로 마감할 것”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