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대기업 간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매출과 당기순이익, 자산, 부채비율 등에서 4대 그룹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는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65개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채무보증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지정 기업집단 수는 전년(61개)보다 4개 증가했다. SH공사, 하림, 한국투자금융, 셀트리온, 금호석유화학, 카카오 등 6곳이 신규로 지정됐고, 홈플러스와 대성 2곳이 제외됐다.
65개 대기업집단의 전체 계열사 수는 1736개로 전년(1696개) 대비 40개 증가했다. 신규로 지정된 6개 집단의 계열사 147개사가 추가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2015년에 이어 연속으로 지정된 59개 기업집단의 계열사 수는 1589개로 전년(1619개) 대비 30개 감소했다.
◆ 5년간 4대그룹 자산 27% 늘어…쏠림현상 더 심화
전체 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2338조원으로 전년(2258조원)대비 79조원 증가했다. 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한화(16.7조원)이며 현대자동차(15.6조원), 한국전력공사(12.0조원), 롯데(9.9조원), 에스케이(8.4조원) 순으로 조사됐다.
자산 100조원 이상 기업집단은 삼성, 현대자동차,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SK, LG, 롯데 등 7곳이다
전년대비 자산순위는 현대자동차가 3위에서 2위로 올라섰고 한국전력공사가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한화는 15위에서 11위로 4계단이나 상승했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
30대 기업집단 중 상위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늘어 대기업 간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30대 기업집단을 자산순위별로 상위(1-4위), 중위(5-10위), 하위(11-30위)로 나눌 경우 최근 5년간 상위그룹의 자산 증가율은 27.3%로 중위그룹(13.5%)이나 하위그룹(1.5%)보다 증가폭이 훨씬 컸다. 더불어 최근 5년간 자산비중도 상위그룹이 4.1%p 증가한 반면 중위그룹과 하위그룹은 0.8%p와 0.3%p 각각 감소했다.
◆ 대기업 매출 7% 줄었지만 순익 30% 늘어
또 지난해 대기업집단의 매출은 7% 줄었지만 순익은 오히려 3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대기업집단의 매출액은 1403조원으로 전년(1505조원)보다 102조원 감소했다. 유가하락에 따른 석유관련 제품가격 하락, 계열회사간 합병, 조선·철강 등 일부 업종의 실적 부진 등이 주요 원인으로 공정위는 분석했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
상위그룹의 매출액이 1.5% 감소했고 중위(-7.9%) 및 하위그룹(-22.5%)의 감소율이 더 컸다. 매출액이 많이 감소한 집단은 삼성(-32.6조원), 에스케이(-27.6조원), GS(-11.3조원) 순이며, 많이 증가한 집단은 한화(12.6조원), 현대자동차(5.3조원), 농협(4.6조원) 순이다.
전체 집단의 당기순이익은 54.9조원으로 전년(42.1조원)대비 12.8조원 증가했다. 유가하락에 따른 석유 관련산업 수익성 개선, 자산(부동산) 매각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당기순이익이 많이 증가한 집단은 한국전력공사(11.1조원), SK(7.9조원), 동부(2.3조원) 순이며, 많이 감소한 집단은 한국수자원공사 (-6.1조원), 대우조선해양(-3.9조원), 한국석유공사(-2.3조원) 순이다.
한편 전체 집단의 부채비율(금융·보험업 제외) 98.2%로 전년(101.1%)대비 2.9%p 낮아졌다. 이는 2008년(98.3%) 이후 처음으로 100% 미만으로 줄어든 것이다.
30대 민간집단의 부채비율은 77.9%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상위그룹 일수록 낮은 수준의 부채비율을 유지했다.
곽세붕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대기업집단의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당기순이익도 증가했으나, 유가하락 등으로 인해 매출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4대그룹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대기업 간) 양극화 현상은 세제 등 여러가지 정책도 함께 반영된 것"이라며 "대기업집단 현황을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함으로써 시장감시를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