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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현대상선, 같은 운명...같은 듯 다른 행보

기사등록 : 2016-04-2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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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한진해운 경영권 빨리 포기한 듯"

[뉴스핌=김신정 기자] 한진해운도 결국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기로 했다.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까지 국내 주요 해운선사는 채권단의 공동관리라는 같은 운명을 맞게 됐다.

한진해운은 2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개선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기로 결정했다. 오는 25일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해운업 환경의 급격한 악화로 한진해운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여 독자적 자구노력만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채권단 지원을 토대로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자회사 한진해운을 위해 모기업인 한진그룹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고, 한진해운도 자체적으로 전용선 사업부문 매각과 유상증자 등 자산매각에 나서며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해운>

 결국 조 회장은 이날 한진해운 이사회를 통해 채권단과 자율협약 신청을 맺기로 하며 최종적으로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기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운업 장기 부진으로 한진해운의 지난해 말 부채는 6조6400억원, 부채비율은 800%를 넘어섰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조 회장이 예상보다 빨리 경영권을 포기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3년 말부터 수년 간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하던 한진해운이지만 현대상선과 달리 금융당국으로부터 그나마 고강도 자구책 마련 압박을 덜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진그룹은 경영권을 놓치지 않으려 한진해운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진해운 차원의 자구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벌크 전용선 사업부 정리 등을 통해 2조3500억원을 마련하고, 최근엔 영국 런던 본사 사옥 과 상표권 매각 등으로 총 5000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지난 3월 1952억원의 회사채 만기 도래를 시작으로 올해 총 6098억원 가량(공모+사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서 추가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졌다. 1조원 넘는 자금 유출을 줄일 수 있는 용선료 인하(선박 대여료)에도 난항을 겪었다.  

더욱이 현대상선의 경우 현정은 회장이 사재출연과 함께 사내이사 사임 등 오너 책임론을 포함한 고강도 자구안 마련 사례를 봤을 때 한진해운도 더이상 지체했다간 금융당국의 거센 압박을 받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이제 더 이상 한진해운을 위해 한진그룹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없다는 점이 조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그동안 한진해운에 1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앞서 지난 2월 동종업계인 현대상선은 현 회장의 300억원 사재출연과 사내이사 사임, 현대증권 즉각매각이라는 다양한 추가 고강도 자구안을 내놨다.

이와함께 지난달 29일 채권단 자율협약(공동관리절차)을 맺으며 용선료 인하 협상과 공모사채 만기 연장 등을 진행해 왔다. 조건부 협약이어서 성과에 따라 현대상선의 회생이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의 향후 앞날도 현대상선과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용선료 인하 협상을 포함해 공모사채 만기 연장 등 고강도의 자구책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글로벌 해운업황 장기부진으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누가 뭐라할 것도 없이 같은 운명을 맞게 됐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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