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금융시장의 장단기 전망이 뚜렷하게 엇갈려 주목된다.
단기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반면 중장기 전망은 잿빛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국제 유가를 포함한 상품 가격의 최근 강세가 단기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를 부양하는 데 실패할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출처=블룸버그통신> |
2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5년 만기 인플레이션 스왑 금리가 떨어지는 한편 10년간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BEI(breakeven Inflation)는 상승하고 있다.
지난 3월 유로존 소비자물가는 제자리걸음을 나타냈다. 전월 0.2% 하락한 뒤 완만하게 개선된 셈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을 회복한 한편 주요 상품 가격이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어 적어도 단기적으로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진정된 것으로 투자자들은 판단하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중기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은 여전히 하강 기류를 타고 있다. 특히 5년 뒤 인플레이션 예측을 반영하는 스왑 금리는 ECB 정책자들이 가장 크게 의존하는 지표라고 밝힌 바 있어 하락 추이를 가볍게 여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의 10년 뒤 인플레이션 전망을 나타내는 BEI가 상승하는 것은 단기 인플레이션이 정책자나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반면 중장기 인플레이션이 ECB의 목표치에 더욱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에서 비롯된 결과다.
5년 및 10년 인플레이션 지표가 엇박자를 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피처 샤프릭 RBC 캐피탈 마켓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의 탈동조화는 보기 드문 일”이라며 “시장이 말하는 것은 ECB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유럽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은 것은 단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ECB 정책 효과에 대한 신뢰가 자리잡지 않을 경우 주식시장의 상승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