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압도적인 차이로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낸 워렌 버핏이 또 다른 억만장자 투자가 칼 아이칸의 주가 버블 경고에 동요할 필요 없다며 소위 기업 사냥꾼의 주장에 흠집을 냈다.
마이너스 금리와 관련, 그는 ‘경제 전반과 금융시장에 대한 의미를 확인할 만큼 오래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유머 섞인 발언으로 불확실성을 부각시켰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사진=AP/뉴시스> |
이번 주말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버핏은 29일(현지시각) CNBC와 인터뷰에서 전날 아이칸이 제시한 주가 버블 경고의 의미를 깎아내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이칸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장기 초저금리로 인해 주식시장에 거대한 버블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애플 지분 매도 소식과 함께 전날 뉴욕증시의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버핏은 이 같은 주장을 금과옥조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은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투자자들이 제각각 상이한 판단으로 주식을 사고 파는 곳이며, 이 가운데 특정 의견을 진리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얘기다.
아이칸과 달리 버핏은 저금리에 따른 주가 영향에 대해 지극히 교과서적인 설명으로 대응했다.
그는 “제로금리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주식은 이익 대비 100배 또는 200배에 거래돼야 마땅하다”며 “금리가 자산 가치에 중력과 같이 작용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장기 저금리가 시중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인한 사실도 버핏은 인정했다. 다만, 거대한 버블 양상과 패닉을 일으키는 붕괴를 장담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그는 정확한 의미와 파장을 알 수 없다는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버핏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전례 없는 정책 기조이지만 세상의 종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비전통적인 정책이 어떤 결과를 맞을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와 관련, 버핏은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강력한 경기 활황이 펼쳐지고 있지 않지만 침체로 빠져드는 것도 아니라는 평가다.
고용이 꾸준히 회복되고 있고, 소비 역시 저금리와 저유가에 힘입어 개선된 여지가 높은 만큼 미국 경제의 장기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2개월 사이 가파르게 반등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에 근접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고 버핏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