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가 오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내수 진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수출당국은 '진땀'을 흘리고 있다.
올 들어 수출이 바닥을 다지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공휴일 지정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시공휴일이 내수 진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수출을 증가세로 전환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수출업계와 당국 입장에서는 아쉽기만 하다.
◆ 갑작스런 공휴일 지정…수출 회복세에 '찬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우리나라 수출은 410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1.2%나 감소했다.
지난 3월 8.2%로 줄었던 수출 감소폭이 지난달 10% 이상 확대된 데는 무엇보다 조업일수 부족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달 조업일수는 22.5일(토요일 0.5일)로 전년 동월보다 1.5일이나 적었다.
애초 0.5일 적은 수준이었으나 총선으로 임시공휴일이 하루 늘어나면서 조업일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조업일수 하루가 월간 수출액의 4~5%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4월에 총선이 없었더라면 수출 감소폭이 한 자릿수로 선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유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세계경기의 부진 완화에 힘입어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전년 대비 조업일수 부족이 수출 감소율 개선에 제한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 5월 수출 반등 기회인데…수출당국 "아쉽다"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초 조업일수가 23일로 전년(22.5일)보다 많았지만 8월14일이 갑자기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조업일수가 오히려 0.5일 줄었다.
저유가에 조업일수까지 악재로 작용하면서 지난해 8월 수출은 14.7%나 급감하면서 감소폭이 연중 최대치로 확대됐다. 임시공휴일만 아니면 10% 내외의 감소폭을 유지하며 선방했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 큰 변수는 5월 수출이다. 오는 6일이 또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이달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5월의 조업일수는 22.5일로 전년보다 하루 많았다. 저유가 기저효과가 상당부분 상쇄된 상황에서 수출 증가율을 플러스(+)로 반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하지만 또 다시 절묘한 시점에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면서 감소폭을 크게 줄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수출당국은 말도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
지난 2월(-12.2%)과 3월(-8.2%) 두 달 연속 감소폭이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는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했던 터라 임시공휴일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크다.
산업부 관계자는 "임시공휴일이 내수 진작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2분기 수출 회복세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수출당국으로서는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