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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희준 기자] NH농협은행이 조선과 해운업 지원을 대폭 줄인다. 창명해운에 대한 대손충당금 직격탄으로 1분기 순익이 300억원대로 쪼그라들면서 올해 7100억원인 순익 목표도 하향 조정키로 했다.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차원에서 성과급 반납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사진=농협은행> |
2일 이경섭(사진) 농협은행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향후 여신 정책과 관련, "앞으로 농협은행이 조선과 해운에 계속 발을 담가서는 안 된다"며 "농협은행의 설립 목적은 국가 경제발전 기여도 있지만, 농협과 농촌 지원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1분기 농협은행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중견 해운사 창명해운 등의 부실 여파로 순익이 전년대비 64.2% 추락한 322억원에 그쳤다. 충당금을 창명해운 1944억원, STX 413억원, 현대상선 247억원 쌓으면서 순익이 절반 이상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행장은 그러면서 "조선과 해운에 신규 자금 지원을 많이 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선, 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리 입장을 많이 반영해 달라고 주채권은행에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역시 최근 이 행장과 수시로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 엄청난 부실 쓰나미가 몰아칠 수 있다"며 엄격한 리스크, 건전성 관리를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물량지표가 많았던 영업점 평가시스템을 수익성 위주로 바꾸었다"며 "기존 대기업 부실 외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가계대출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3월 ‘자산바로 알기' 운동을 통해 자산을 철저히 스크린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농협은행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정부는 하반기 STX조선의 법정관리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농협은행 STX조선 여신은 7765억원(RG포함, 3월말)으로 법정관리시 충당금 폭탄이 또다시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협은행은 현재 STX조선 건전성을 고정으로 분류한 상태다. 하지만 법정관리 기업에 대해서는 건전성을 '회수의문'으로 재분류해 충당금을 50% 이상 쌓아야 한다. 이 행장은 "STX조선은 최악의 상황을 머리 속에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농협은행은 올해 순익목표 재조정에 착수했다. 올해 순익목표는 7100억원으로 분기당 평균 1800억원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행장은 "워낙 상황이 좋지 않아 올해 순익 목표 7100억원에 대한 재조정을 중앙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잘 버는 쪽에서 더 벌고 덜 써야 한다"며 "비용절감 차원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절감 방안으로 성과급 반납 등이 거론될 수 있다는 게 은행 관계자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