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럽과 일본에서 시행 중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보험과 은행 등 국채 투자자들에 연간 240억 달러의 비용 부담을 지게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4일(현지시간) 보험사와 은행, 연기금, 머니마켓펀드 등 투자자들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마이너스 채권 투자자들이 연 240억 달러의 미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피치에 따르면 2011년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평균 금리가 1.23%였을 당시 투자자들은 연 1220억 달러를 벌었으며 10년 전 1.83%였을 때는 연 180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유로화<사진=블룸버그> |
◆ 10조 달러 육박한 마이너스 금리 국채
피치는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마이너스 금리 국채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9조9000억 달러에 이른다면서 이중 장기채는 6조8000억 달러, 단기채는 3조1000억 달러라고 집계했다.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행 중인 유로존과 일본이 발행한 채권은 전체 마이너스 금리 채권 중 대다수를 차지했다.
피치는 "지난 몇 년간 이익에도 불구하고 이들 투자자가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급격히 하락했으며 수익을 유지할 여력도 감소했다"면서 "은행들은 이미 늘어난 비용은 특정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으며 보험사들은 마이너스 보상에 대한 위험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들이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비전통적인 마이너스 금리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을 확대하면서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피치는 진단했다. 특히 유럽과 일본보다 수익률이 높은 미국 등 다른 나라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들 채권의 수익률이 낮게 유지될 수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변경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 "부동산 차입비용 오히려 증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 마이너스 금리로 부동산 투자자들의 차입비용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상 최저치로 금리가 낮아지면서 싼값에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분석이다.
독일 부동산 회사 알스트리아 오피스 REIT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로 차입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 것은 이자율 스왑의 구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변동금리로 차입하면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변환하는 이자율스왑 계약을 체결한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투자 회사는 스왑 상대방으로부터 추가 이자를 받지만 금리가 내릴 경우 반대로 이를 상대방에게 지급해야 한다.
알스트리아는 추가 이자 지급을 피하려고 스왑 대신 캡이라고 불리는 금융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 상품은 기준금리가 플러스든 마이너스든 변동금리를 효과적으로 고정한다.
채텀 파이낸셜의 마크 바티스토니 이사는 이것이 막대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부동산 거래를 죽이진 않겠지만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