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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 쓴맛 본 ECB, 브렉시트 '단도리'

기사등록 : 2016-05-1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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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은행에 구체 대응책 마련 주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 지을 국민투표를 1개월 가량 앞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권에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영국 관련 비즈니스에 크게 노출된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이른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 충격에 대한 비상대책부터 중장기 비즈니스 모델 재정비까지 모든 사안에 대비하라는 얘기다.

10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 지역의 129개 은행을 감독하는 ECB는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을 중심으로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캠페인 용 머그잔 <출처=블룸버그통신>

 영국이 세계 5위 경제국인 동시에 유럽 지역의 2위 국가에 해당하는 만큼 EU 탈퇴로 인한 금융 시스템의 혼란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상당수의 유로존 대형 은행이 런던에 커다란 무게를 두고 있다. 런던은 세계 최대 외환시장이며, 투자은행(IB) 업계의 허브에 해당하기 때문에 은행권의 노른자위 비즈니스 영역이다.

이날 ECB는 공식 발표문을 통해 “유로존 은행권이 브렉시트로 초래될 수 있는 리스크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한편 발생 가능한 모든 결과에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ECB는 이 부분을 앞으로 집중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한 대형 은행은 ECB가 파운드화를 근간으로 이뤄지는 비즈니스의 규모와 영국 채권 및 주식, 여신 포트폴리오의 현황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비즈니스 모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파악,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ECB와 달리 은행권은 비교적 느긋한 표정이다. 브렉시트가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는 데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은 브렉시트 투표가 가결될 가능성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CB가 금융권과 달리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는 것은 과거 소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로 혼란을 경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감당할 수 없는 부채 문제로 그리스의 위기가 크게 고조됐을 때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시장 안팎에서 제기됐고, 이를 가볍게 여겼던 ECB는 일파만파 전염되는 금융권 충격에 된서리를 맞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컨설팅 업체 액센추어의 닐스 바이어 은행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대형 은행은 트레이딩 부문을 중심으로 손실 리스크를 헤지한 상태”라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결정될 경우 영국 수출 기업과 자국 무역 업체들에 대한 여신 승인 과정에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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